기부받은 제품, 업체 도용한 브랜드와 동일
구미시, 보건소 등 보관 중이던 마스크 조사
"혹시 이 마스크도 가짜 아닐까요?"
30일 오전 경북 구미시보건소에서는 직원들이 총 출동해 기부 받은 마스크 상자를 뜯어 일일이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날 구미지역 한 업체가 무허가 공장에서 제조한 일명 '가짜 마스크'를 유명 KF94 제품으로 포장만 바꿔 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적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구미시는 해당 업체가 도용한 제품 이름을 접하고 깜짝 놀랬다. 한 달 전 기부 받은 마스크와 같은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일 브랜드의 마스크는 구미시청을 비롯해 구미지역 주민센터 2곳, 구미지역 고등학교 한 곳 등에 무려 8만1,000장이 전달됐다.
구미시는 정확한 감별을 위해 직원들에게 진짜 마스크와 가짜 마스크를 구별할 수 있는 사진을 배부했다. 이어 직원들은 보건소에 보관 중이던 5만장 가운데 일부를 뜯어 식별에 나섰다.
그 결과 시청에 기부된 마스크는 모두 진품으로 나타났다. 또 구미지역 한 고등학교에 전달된 마스크도 진짜로 확인됐다.
주민센터 2곳에 전달된 마스크는 이미 배부된 상태였다. 하지만 시청 직원들은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가짜 마스크 제조업체가 적발됐다는 소식에 놀라 뒤늦게 확인에 나섰지만 조사한 제품은 진품으로 나타나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기부 받을 때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9일 무허가 마스크를 정식 '의약외품 KF94 마스크'로 속여 판매한 혐의로 구미지역 A업체 대표 B씨를 구속하고 관련자 4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약 4개월간 허가받지 않은 공장에서 보건용 마스크 1,002만장(시가 40억 원 상당)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402만장은 시중에 유통·판매된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 600만장에 대해서는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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