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고 다행스럽다. 방역 문제는 천운을 따라야 하는데 다행히 잘 극복해서 다행이다. 다만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온라인 진행의 장점을 제대로 살라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용관(65)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30일 스물다섯 번째 영화제를 마치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기자회견에서 여러모로 아쉽다면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제를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취소 위기까지 갔던 부산영화제는 2주 연기 끝에 상영관을 6개로 줄이고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는 등 규모를 대폭 축소해 21일부터 열흘간 행사를 치렀다. 철저한 방역 덕분에 영화제 기간 이와 관련한 코로나 확진자는 폐막일까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상영횟수를 초청작마다 1회로 한정하고 티켓 판매도 전체 좌석의 25%로 제한하다 보니 관객수는 대폭 줄었다. 지난해 19만명의 10분의 1 수준인 2만135명에 그쳤다. 하지만 객석 점유율은 92%를 기록, 영화 마니아들의 지지는 식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에 충분히 대비해 왔다면 방역이 철저한 인근 CJ CGV, 롯데시네마에서도 상영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초청작 감독ㆍ배우 등 해외 게스트의 참석이 전무했으나 영화제 측은 온라인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제작진이 만나는 자리(GV)를 만들었다. 특히 베트남, 태국 등 해외와 부산에서 한 작품을 동시에 상영하고 양국 관객이 온라인으로 동시에 소통하는 방식은 새로운 유형의 GV로 이목을 끌었다.
이용관 이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지 지향점이 분명해졌다”며 “내년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잘 결합하면 몇 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과 작품 수급이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코로나로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기업 협찬을 거의 받지 못해 국고와 시비만으로 행사를 치렀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 제작 편수가 크게 줄어들어 작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이사장은 “올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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