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나도 커밍아웃"?秋 비판에 공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부의 검찰개혁을 공개 비판한 현직 검사의 과거 ‘인권침해’ 의혹 관련 기사를 게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기사를 공유하며 힘을 보탰다. 그러자 일선 검사들은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면서 해당 검사의 글에 동조 의사를 표시, 사실상 추 장관을 향해 맞불을 놓았다.
추 장관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년여 전 기사를 공유하며 “종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썼다. 지난해 8월 보도된 이 기사의 내용은 ‘인천지검 강력부 소속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우려해 피의자를 20일간 독방에 구금하고 가족 면회까지 막았다’는 의혹이었다. 해당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현 정부와 추 장관을 실명으로 비판한 이환우(43ㆍ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다.
앞서 이 검사는 28일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며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를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추 장관은 현직 검사가 자신을 비판하자, 과거의 언론 보도를 인용해 우회적으로 그를 ‘저격’한 셈이다. 곧이어 조 전 장관도 이날 같은 기사 링크를 올리며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며 지원 사격을 했다.
하지만 전ㆍ현직 법무부 장관의 ‘평검사 저격’은 오히려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춘천지검 공판검사실 소속 최재만(47ㆍ36기) 검사는 검찰 내부 전산망에 올린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면서 추 장관 비판에 가세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이기도 한 최 검사는 “장관님께서 이환우 검사의 글을 보고 ‘이렇게 커밍아웃을 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하셨는데,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우려를 표한 게 개혁과 무슨 관계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쭈어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최 검사는 특히 “검찰개혁이라는 구실로…(중략) 장관의 지휘권이 수차례 남발되고 검찰총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낙인 찍은 검사들은 인사에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검사와 최 검사의 글에는 각각 수십명의 검사가 “나도 커밍아웃”이라는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 평검사들마저 추 장관 비판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 조만간 ‘반(反)추미애’ 기류가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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