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해
"택배회사들이 분류인력 투입 약속 지키나 감시해야"
"위탁 대리점 구조 해결하면 과로사 줄어들 것'"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와 관련,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29일 "택배회사와 노동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위탁 대리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가) 올해만 지금까지 14명인데, 저희들이 파악하기로는 그제 한 분 더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잇따라 과로사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으면서 택배 회사들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진은 다음달부터 심야 배송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분류 작업을 위한 인력 1,000명도 투입하기로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날 1,000명 규모의 택배 분류 인력을 투입하고 소속 택배기사 전원의 산재보험 가입 관련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분류 작업 인원 4,000명을 투입하겠다는 대책에 뒤이은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소장은 "이렇게 되면 과로사도 근절되고 일자리도 1만개 정도가 추가로 생기는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이걸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빨리 하라고 감시를 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택배회사와 기사들 사이에 있는 수천개 대리점이 진짜 문제"
안 소장은 "두 번째 문제는 대리점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택배회사와 노동자들이 직접 계약을 했을 걸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자영업자로 돼 있고 중간에 수천개의 위탁대리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J대한통운만 대리점이 2,000여개로 추정이 되는데, 노동자들이 모여 있으면 노동쟁의를 할 수도 있고 집단적인 항의도 할 수 있으니까 대리점당 택배 기사를 평균 10여명 정도로 잘게 쪼개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놓고) 관리 비용이나 관리 책임을 위탁 대리점에 전부 다 떠넘겨 버린다"라고 덧붙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결국 택배 회사들이 이 같은 위탁대리점의 운영비마저 택배 기사들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안 소장은 "기사님들이 받아가는 게 보통 2,000~3,000원인데, 대리점에서 10~20%를 빼간다"라고 말했다. 화주들이 백마진으로 받아가는 770원까지 더하면 택배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은 겨우 750원 안팎이라는 게 안 소장의 지적이다. 단가가 너무 낮으니까 택배 기사들은 하나라도 더 날라야 된다는 강박에 빠지고 또 그렇게 하도록 강요받는다는 게 안 소장의 설명이다.
"택배회사-기사 직접 계약하면 과로사 확 줄 것"
따라서 안 소장은 중간에 있는 위탁대리점이 빠지고 택배회사와 기사가 직접 계약을 맺으면 과로사 문제가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화주들이 가져가는 돈을 대폭 줄이거나 대리점을 없애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대리점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제어하면 기사들이 가져가는 단가가 150원 올라갈 것"이라며 "그러면 100개 정도 덜 날라도 되고 과로사도 확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부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 롯데택배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있고, 택배연대노조나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가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많이들 응원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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