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실에 들어 온 맞춤법 관련 질문 중 가장 많았던 질문이 ‘되/돼’와 관련된 질문이라고 한다. “이것 해 봐도 돼?”, “여기선 조용히 해야 돼”라는 표현에서처럼 동사 ‘되다’의 어간 ‘되-’ 뒤에 어미 ‘-어’가 붙은 형태를 축약하면 ‘돼’라고 적는 것이 맞춤법에 맞다. 그런데 이런 문맥의 활용형에서 ‘되’로 잘못 쓰는 사람들이 많다.
‘되/돼’의 표기가 헷갈리는 데에는 현대 국어의 단모음 ‘외’가 이중모음화하여 ‘왜’나 ‘웨’로 소리 나는 상황에서 발음으로는 표기를 구분하기 어려워진 점도 혼동의 간접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되다’의 어간 ‘되-’에 ‘-어’, ‘-어서’, ‘-었-’ 등의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는 ‘돼’, ‘돼서’, ‘됐다’로 축약할 수 있지만, ‘되-’에 자음 어미(‘-고’, ‘-니’ 등)가 연결될 때는 축약할 수 없다.
‘되어→돼’의 축약형과 유사한 예로 ‘(신상품) 선뵈어→선봬’, ‘(시를) 외어→왜’도 있다. ‘외/왜’의 표기가 헷갈릴 땐 국어 동사가 어미 없이 활용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면 좋다. ‘그러면 안 되’, ‘신상품 선뵈’, ‘시를 줄줄 외’라고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 틀린 표기가 되고 만다.
어미 없는 활용처럼 보이는 ‘거기 서!’, ‘어서 가!’라는 명령 표현도 정말로 어미 없이 활용된 예는 아니다. ‘서어→서’, ‘가아→가’로 어간과 어미의 모음이 같기 때문에 축약이 일어나 1음절로 된 것이지, 어미 없이 활용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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