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 강국 봉쇄로 타격 불가피?
1차 봉쇄 '학습 효과' 금융시장 폭락
美는 첫 독감 사망... '트윈데믹' 공포
유럽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일제히 나라 전역을 틀어 막자 금융시장부터 출렁였다. 지난 봄 봉쇄령으로 경제적 타격이 상당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더 큰 파도로 덮쳐오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을 겨울이 오기 전에 어떻게든 낮춰 보겠다는 고육책이지만 서구사회에 보건과 경제, '쌍끌이 공포'만 커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8일(현지시간) 30일부터 최소 한 달간 전역에 2차 봉쇄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식당과 술집은 물론, 비필수 사업장도 모두 문을 닫는다. 같은 날 독일 정부도 내달 2일부터 한 달 동안 식당과 술집, 카페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체육관과 극장 역시 폐쇄되고, 호텔은 관광 목적일 경우 숙박이 금지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만큼 감염이 퍼지고 있다. 잔인할 정도로 제동을 걸어야 할 때”라며 극약 처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이탈리아처럼 최근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확산세가 특히 심각하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14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659.9명으로 조사돼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연일 3만명이 넘는 새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일주일 동안 일일 중환자 입원 건수도 38%나 증가해 상황은 더 암울하다. 독일도 28일 하루 신규 감염(1만4,964건)이 전주보다 두 배 이상 폭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 스톡스600은 이날 3% 하락해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독일과 이탈리아 증시도 각각 4% 이상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 떨어져 6월 이래 가장 큰 일일 손실을 나타냈다. 시장이 1차 봉쇄 때 전례 없는 경제활동 중단 사태를 겪어 본 터라 곧바로 방어적 반응을 보였다는 풀이가 나왔다. 실제 프랑스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 대비 13.8% 줄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최악을 기록했는데, 재봉쇄 여파로 올해 GDP가 최대 2~2.5% 더 감소할 수 있다고 프랑스 정부는 예측했다.
각국 정부는 방역 효과와 경제 유지의 절충점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차 봉쇄 때와는 달리 양국 모두 공장과 학교는 계속 개방하는 등 봉쇄 강도를 낮췄고, 프랑스는 2주마다 봉쇄 파급력을 측정해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재정 지원도 병행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정부가 직원 수가 50명 미만인 기업의 매출 손실액을 75%까지 보전하는 한편, 대기업들은 EU 차원에서 원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갖은 초강수에도 겨울철 트윈데믹 공포는 바다 건너 미국에서 시작된 분위기다. 미 폭스뉴스는 이날 아칸소주(州)에서 24일 올해 첫 독감 사망자가 보고돼 보건 전문가들이 트윈데믹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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