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무선·가전 고루 성장했어도?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보다 8조원 증액??
"반도체·디스플레이 초격차 가속화"
삼성전자가 3분기 67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역대 분기별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추가 시설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난 35조원을 올해 시설 투자비로 책정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조3,5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8.8%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66조9,642억원, 순이익은 9조3,607억원으로 각각 8.0%, 48.9% 늘었다.
3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종전 기록은 2017년 4분기 65조9,800억원이다. 이를 두고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펜트업(억눌린) 수요'가 풀린 덕분에 모바일과 TVㆍ가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 부문이 선전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렸던 2018년 4분기 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역대 최대치는 그 해 3분기 17조5,7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8.4%로, 역시 2년 만에 최대치다.
그동안 삼성전자 실적은 핵심 주력인 반도체가 타 부문의 부진이나 정체를 상쇄하는 경향이 컸는데, 이번 3분기에는 전 부문 실적이 골고루 좋았다. 우선 반도체(DS) 부문은 3분기 매출 18조8,000억원, 영업이익 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불구하고, PC 수요가 견조했고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출하량이 증가했다.
무선(IM) 부문 매출은 30조4,900억원,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6조4,300억원) 이후 최고치인 4조4,500억원을 달성했다. 갤럭시 노트20, Z폴드2 등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와 비교해 약 50% 증가했다. 가전(CE) 부문은 3분기 매출 14조9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역대 최대치다.
다만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9월 15일 이후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데다 4분기까지 서버용 D램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등에 대한 시설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초격차’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 투자 규모가 약 35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시설 투자가 26조9,000억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8조원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사업별로는 반도체가 2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하고, 디스플레이는 4조3,000억원 투자된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수요 증가 대응 등을 위해 첨단 공정 전환과 증설 투자가 이뤄진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5나노 공정 도입으로 투자가 늘어났다.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 중인 퀀텀탓(QD)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다. 또 중소형 디스플레이 신공정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는 메모리 첨단 공정 전환과 인프라 확립, 메모리ㆍ파운드리 증설, 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캐파(생산력) 증설 등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