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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우정, 'K모빌리티 연합군'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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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우정, 'K모빌리티 연합군'으로 이어질까

입력
2020.10.30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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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고 이건희 회장 비공개 영결식 참석
이재용 부회장과 돈독한 관계 눈길?
선대는 치열한 경쟁...오너 3세끼린 협력 기대?
미래차-반도체·5G 만나 테슬라·구글 뛰어넘을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재계 서열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손잡는 ‘K모빌리티 연합군’ 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례식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하며 이재용 부회장과의 돈독한 관계가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대에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두 기업이 이제 젊은 총수 체계로 본격 진입하면서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이건희 회장의 비공개 영결식에 참석했다. 26일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데 이어 이날 고인의 마지막 길도 동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삼성과 현대차의 ‘밀월’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이미 한층 발전된 ‘협력 무드’를 연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전기차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두 달 뒤에는 이 부회장이 재계 총수 중 처음으로 현대ㆍ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화답했다.

현재 양사에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선대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삼성은 1회 충전 당 주행거리를 기존 2배 수준인 800㎞로 늘린 전고체 배터리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며,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차량 출시를 앞두고 3차 배터리 공급사를 찾고 있다. 충전 방식의 2차 배터리와 달리 3차 배터리는 화학반응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과거와 다르게 양사의 주력 사업이 전자와 자동차로 정리되면서 협업 관계로 진화할 준비도 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빈소로 올 때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았다는 것으로 이미 협업 관계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팰리세이드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지원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전장, 소프트웨어 업체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처럼 삼성과 현대차가 협업을 넘어 K모빌리티 연합군으로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별도로 2025년 친환경차 시장 단독 3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를 넘어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개인비행체(PA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커넥티드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자동차용 반도체, 5G 네트워크 기술, 전장 분야 등의 협력사가 필수인데, 삼성그룹이 안성맞춤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도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에는 주문형 반도체(ASIC) 파운드리를, 아우디에는 ’엑시노스 오토 8890’ 등을 공급한다. 2017년 인수한 하만을 통해 차량용 멀티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 개발에 이어, 자율주행 솔루션 ’드라이브 라인’ 플랫폼과 운전자를 지원하는 전방 카메라시스템 등을 마련하며 자율주행차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갖춘 상태다. 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이동통신 기술을 전장에 접목한 ‘차량용 5G 통신제어장치(TCU)’ 도 갖추고 있다.

현대차가 삼성과 협력의 폭을 확대하면 테슬라, 구글 등 자율주행차 선두 그룹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세인 두 오너가 다양한 미래차 분야에서 손잡게 되면 전기차, 커넥티드카 시장을 넘어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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