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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가 기회로... 네이버의 '체질개선' 보여준 3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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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가 기회로... 네이버의 '체질개선' 보여준 3분기 실적

입력
2020.10.29 17:37
수정
2020.10.29 18:5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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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 속 한성숙 네이버 대표(인기협 회장). 네이버TV 캡처

지난달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 속 한성숙 네이버 대표(인기협 회장). 네이버TV 캡처

네이버의 3분기 실적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해 네이버의 '체질 개선'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608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뛰었고,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이번 발표는 자회사 라인을 제외한 수치로, 기존처럼 라인을 포함한다면 매출은 2조598억원, 영업이익은 2,583억원이다. 2016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긴 뒤 4년 만에 2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네이버에게 이번 실적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때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검색 광고에 의존하던 과거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커머스와 콘텐츠, 클라우드 등 신성장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오히려 성장 동력을 키워준 셈이 됐다. 네이버는 이를 잘 보여주기 위해 과거 모호하던 매출 영역 구분을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로 단순화했다.

네이버 매출 구분 변경. 네이버 제공

네이버 매출 구분 변경. 네이버 제공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은 전년 동기 대비 40.9%, 67.6%의 성장을 이뤄낸 커머스와 핀테크다. 비대면 트렌드와 함께 빠른 성장을 이뤄낸 이 두 영역은 네이버를 단순한 검색 사이트가 아닌 '쇼핑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만 해도 지난해 3분기 대비 62% 성장한 6조2,000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쇼핑 라이브' 등 네이버가 새롭게 시도한 쇼핑 플랫폼도 반응이 뜨겁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전체 매출의 33% 이상을 커머스와 핀테크 영역이 책임지고 있다"며 "최근 지분 교환으로 시작된 CJ와의 협력이 본격화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었던 물류까지 받쳐줄 수 있게 돼 성장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1,300여명의 월 실사용자 수(MAU)와 160만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하며 자신감을 얻은 네이버페이는 내달부터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한다. 자체 QR코드 결제망을 구축해 현재 삼성페이가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 동안은 온라인 쇼핑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사용자들이 언제든지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네이버의 커머스와 핀테크 부문 실적. 네이버 제공

올해 3분기 네이버의 커머스와 핀테크 부문 실적. 네이버 제공

지난해 동기 대비 31.8% 성장한 콘텐츠나 66.2% 커진 클라우드 분야 역시 상승세가 무섭다.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남미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MAU가 연내 7,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카메라 앱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스노우'나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9,300억건을 넘어선 '브이(V)라이브' 등도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콘텐츠 분야 역시 '콘텐츠 왕국' CJ와의 협력으로 전망이 밝다.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거나, CJ의 다양한 콘텐츠를 네이버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알리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비대면 상황에서 기업과 학교 등의 수요가 폭증하며 클라우드 분야 매출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는 5%수준이지만,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진 성장세로 네이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외산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서 네이버 클라우드가 눈에 띄게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두 기업 간 사업 제휴 합의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CJ그룹 제공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두 기업 간 사업 제휴 합의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CJ그룹 제공

1분기 실적이 발표됐던 올해 4월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언급하며 "네이버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고 사업에 임하겠다"고 말하던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3분기 신성장 동력의 고른 성장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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