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 유리한 스펙을 쌓게 해주겠다며 거액의 돈을 받고 각종 대회 논문 등을 대필해준 입시학원 원장과 이를 입시에 활용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각종 대회에 제출할 논문이나 발표보고서 등을 대신 만들어 준 입시컨설팅 학원관계자 18명과 이를 이용해 입상한 학생 60명을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중 범죄를 주도한 학원장 A씨는 지난 16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2015년 말부터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던 A씨는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을 적극 모집했다. 학종은 수능시험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정시전형과 달리 다양한 특별활동을 평가하는 '비교과 영역' 비중이 높아 각종 대회 입상 실적은 학종의 필수 스펙으로 꼽힌다. A씨는 '명문대 합격 컨설팅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학종에 필요한 스펙을 만들어주겠다고 홍보했다. 학종에선 수상 경력이 필요한 만큼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게 맞춤형 컨설팅을 해준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A씨는 컨설팅에 그치지 않고 아예 학부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각종 대회의 제출물을 대신 만들어줬다. 학생별로 강사를 지정해 해당 강사로 하여금 마치 학생이 직접 논문 등을 쓴 것처럼 작성해주는 식이다. A씨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필·대작의 대가로 한 건당 100만~560만원을 받았다. 학생들은 학원 강사들이 만들어준 소논문 등을 그대로 제출해 실제 입상까지했고 수상 실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고스란히 올라갔다.
상당수 학생은 이렇게 대필 논문 등을 통해 얻어낸 수상 실적 덕을 톡톡히 봤다. 경찰이 입수한 이 학원 소속 강사와 학생들이 있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엔 "낮은 내신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건 ○○학원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며 학원이 만들어준 스펙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감사 메시지가 적잖게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종 입시·취업 등에 있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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