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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자제" 당부 하루만에 숙박 ·여행 ·외식 권유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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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자제" 당부 하루만에 숙박 ·여행 ·외식 권유한 정부

입력
2020.10.28 2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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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집단감염· 100명대 신규 확진에도
방역 힘든 분야마저 소비쿠폰 사업 재개
"경제 살리기 치우친 방역" 비판 목소리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여행안내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여행안내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명 안팎을 맴돌고, 골프장 모임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는 와중에 28일 정부가 2차 소비 쿠폰 발행을 감행했다. 전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이 브리핑에서 주말 핼러윈(31일)을 기폭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모임 자제를 호소한 것과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 살리기와 방역의 균형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간 보류됐던 숙박·여행·외식 분야 소비할인권 지원사업을 이날부터 철저한 방역을 기반으로 조심스럽게 재개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한 뒤 그간 피해가 컸던 업종을 지원하고 침체된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22일부터 문화예술 분야 소비할인권 지원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방역이 힘든 숙박과 여행, 외식 분야는 향후 감염 확산을 고려해 개시하겠다며 시행시기를 미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그대로임에도 1주일이 되지 않아 전체 소비 분야로 할인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그간 철저한 방역관리를 기반으로 큰 문제 없이 전시·영화·체육 등 분야에서 소비할인권이 사용됐다"며 "현재까지 대규모 확산이 억제되고 있고 확충된 방역과 의료 역량을 통해 큰 문제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숙박·여행·외식 할인권 등) 재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문화체육관광부의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이 이날부터 재개되며 30일부터는 1,112개 여행상품 가격을 약 30%, 최대 6만원까지 할인해주는 '여행 할인권'이 제공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 자정까지 외식업소를 3회 이용하면 4번째 외식 때 1만원을 환급해주는 외식할인지원 캠페인도 시행된다. 단 2만원 이상 결제해야 참여 실적으로 인정되며, 카드사별로 1일 최대 2회, 동일 업소 1일 1회로 제한된다. 포장, 배달도 외식으로 인정되지만 반드시 배달원을 통해 현장 결제해야 한다.

숙박 할인권은 내달 4일부터 온라인 숙박 예약 업체 27곳을 통해 받을 수 있다. 7만원 이하 숙박에는 3만원, 7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4만원의 할인권이 제공되며, 예약 즉시 사용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12월24~31일)은 할인권 사용 기간에서 제외해 이용객의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대형 놀이공원을 비롯한 유원시설도 다음 달 4일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최대 60% 할인받을 수 있다. 대규모 특정 시설로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체 규모별로 할인권을 배분하고, 수도권 이용 인원을 50%로 제한할 방침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소비할인권)사업의 중단, 예약취소, 연기 등을 탄력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최근 사흘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19명 →88명 → 103명으로 100명 안팎을 오가며 아슬아슬한 상황인데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아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경제에 드라이브를 걸다 보니 갈수록 그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며 "이러다 환자가 다시 많이 발생하면 도리어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경제와 방역의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하는데 그걸 너무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어쩔 수 없이 쿠폰을 써야 한다면 해당 부분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만한 준비가 됐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메시지가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방대본은 감염 발생 억제를 위해 모임 등 자제를 요청하는 와중에 중대본이 소비쿠폰 발행으로 여행 등을 장려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날 금주말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클럽에 경고없이 곧바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겠다며 강경한 대책을 내놓는 등 지자체와의 시그널도 엇나갔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정부 조직이 한 몸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국민에게 일관되고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정부 내에서도 손발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세종 김진주 기자
손영하 기자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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