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신경교세포에서 특정단백질 증가하면
주변 신경세포 죽어… 신경염증 억제 인자도 찾아내
치매나 루게릭병 등을 일으키는 새로운 신경퇴행 경로가 한국뇌연구원 연구팀 등에 의해 밝혀졌다. 또 특정 효소를 억제하면 퇴행현상도 억제됨을 밝혀내 치매 치료법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뇌연구원 치매연구그룹 김형준(책임연구원) 박사 연구팀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성수 박사 등이 참여한 국내연구팀은 “치매와 루게릭병 발병의 주요 원인 단백질인 TDP-43이 응집시 ‘신경교세포’ 활성을 통해 신경세포 사멸이 유발된다”고 29일 밝혔다. 신경계를 구성하는 뇌세포 중 ‘신경세포’는 정보를 전기나 화학적 자극을 통해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신경교세포는 신경계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면역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신경염증저널(Journal of Neuroinflamm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형준 박사가 교신저자로, 같은 연구그룹 이신려 박사와 김세연(대구경북과학기술원 박사과정)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경세포 내 TDP-43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하면 신경퇴행성 질환은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져 있다. 하지만 신경교세포에서 TDP-43의 비정상적 응집시 발생하는 현상은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신경세포가 아닌 신경교세포에서 TDP-43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하면 면역과 세포증식, 사멸 등에 관여하는 NF-κB라는 전사인자를 통해 신경염증 인자가 많이 생기고 끝내 주변의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 공동배양 실험을 통해 신경교세포에서 TDP-43이 증가하면 공동 배양하던 신경세포의 퇴행이 일어남을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신경세포의 퇴행은 곧 치매나 루게릭병 등 주요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신경교세포에 신경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인자인 PTP1B라는 탈 인산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신경독성을 줄이고, 퇴행현상도 억제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교신저자(연구책임자)인 김형준 박사는 “신경염증에 의해 나타나는 신경세포 사멸의 새로운 기전을 발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치매와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잘환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뇌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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