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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마케팅의 딜레마

입력
2020.10.2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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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사색하기 좋은 가을,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본다. 그즈음 한반도의 땅끝 해남에 있었다. 한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전남 해남군이 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로 ‘2020해남방문의 해’ 준비를 위한 자문을 요청해서였다. 해남의 맛을 주제로 제1회 미남축제의 팡파르를 터트릴 준비로 인구 7만의 작은 도시가 들썩이고 있었다. 2020년을 기점으로 관광마케팅에 불을 지핀 곳은 해남군만이 아니다. 광역도시에서는 대구, 경북과 대전이, 기초에서는 경기 안산시, 부산 동래구, 전남 고흥군이 ‘방문의 해 타이틀’ 마케팅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관광정책 담당자와 관광업계는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갔다.

그사이 세계적으로는 누적 확진자가 4,000만명에 이르렀고, 국내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야심찬 관광마케팅을 준비했던 지방 도시의 한숨은 깊고, 관광업계는 유례없는 존폐 위기를 맞았다. 정부가 가을 안전여행 캠페인 전개와 함께 관광업계에 4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는 대책을 며칠 전 발표했다. 이미 관광기금 융자 규모가 6,250억원이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이미 5,700억원이 소진돼 내린 특단의 조치다. 공연, 영화, 체육 등 소비 쿠폰을 풀고, 숙박, 여행, 외식 쿠폰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 이후의 키워드로 ‘야간 관광’과 ‘스마트 관광’을 제시했다. 1년여간 억눌린 사람들의 호모루덴스적인 기질은 폭발 직전이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여행 욕구를 해소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관광업계의 도전과 응전이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지점에서 관광 마케터들은 마케팅과 디마케팅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놀러 오세요’라고 직접 소구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곤혹스럽다. 고육지책으로 뉴노멀형의 관광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으나 실험적이다. 관광업계는 홀로그램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 개발, 랜선 여행, 방구석 여행, 드라이브스루 여행 등의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 일상 속의 새로운 관광 지평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관광축제 실험에 나선 해남군은 올해 미남축제를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으로 전환했다. 11월 2일부터 7일까지 청정 해남에서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로 만든 도시락을 국민안전을 지킨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지역셰프와 유명셰프가 함께 요리하는 ‘미남푸드쇼’를 온택트로 선보일 계획이란다. 1년 전보다 더 큰 응원의 마음으로 그들의 선전에 파이팅을 외친다.



배미경 호남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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