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개 초등학교 시범운영…농업 이해도 증진, 생명 소중함, 진로체험 효과 높아
경북 구미시 옥계동 옥계동부초 5학년 6반 학생들이 꼬마 농부로 변신했다.
이틀에 한번 점심 후 아이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배추와 무, 쪽파를 심은 학교 안 작은 텃밭으로 모인다. 손에는 뚜껑에 구멍을 낸 생수병과 물 조리개를 하나씩 들고 있다. 27일 학교에서 만난 한 어린이는 “물을 너무 자주 주어도 안 되고 이틀에 한 번 줘야 배추가 잘 자라요”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당번까지 있어요” 옆에 서 있던 아이도 자랑하듯 거들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는 주말에도 자기들끼리 당번을 정해 텃밭을 가꾸고 있다.
구미시농업기술센터가 옥계동부초, 구미초, 신당초 등 3개 초등학교 149명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어린이 농부학교'가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옥계동부초에서는 5학년 6반 학생 30명을 포함해 60명이 참여하고 있다. 텃밭 조성 외에도 사과꽃박스만들기, 꽃바구니 만들기, 베란다 채소심기 등 원예활동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 8월 학교 안 작은 텃밭에 배추와 무, 쪽파를 심으며 시작된 어린이 농부학교 수업은 이제 수업이 아닌 아이들의 일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점심 시간 후 5교시 텃밭 가꾸기 수업때 물을 줘도 되지만 정해진 시간에 물을 주는 것은 이미 아이들의 몸에 배었다.
5교시 수업시간이 되자 담임교사와 구미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들의 교육이 시작됐다. 그동안 애지중지 키운 쪽파를 뽑는 날이다. “이것도 뽑아요? 어떻게 뽑아요? 뿌리도 뽑아요?” 질문이 쏟아졌다.
아이들은 책에서만 보던 민달팽이와 배추벌레도 직접 보고 만졌다. 배추벌레가 아침에 활동하고 배추 뒷면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지원 학생은 “책에서만 보던 민달팽이와 배추벌레를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며 “배추와 무를 심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텃밭을 가꾸고 난 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버리던 김치 한 조각도 남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승찬 학생은 “텃밭을 가꾸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농업과 농촌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됐다”며“제가 직접 물을 주며 키운 배추와 무로 김치 담글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아이들이 정성껏 키운 배추와 무, 쪽파는 오는 11월 김장재료로 활용된다.
장상용 구미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장은 “어린이 농부학교는 농업을 주제로 한 텃밭 가꾸기와 원예활동, 곤충사육 등 힐링 프로그램을 통한 어린이 창의력과 인성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식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농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이해 중심교육으로 농업에 대한 바른 가치관 형성 및 건전한 미래 소비자 양성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