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석탄 사업 종료 이후 전면 중단
총수 상중에 그룹 지주사가 새 비전 제시
국내외 투자자 지지 얻기 위한 포석인 듯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운영 중인 캐나다 온타리오 풍력·태양광 신재생 발전단지 전경.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은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석탄과 관련한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은 완공과 계약 종료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탈석탄'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중에 이 같은 결단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의미가 남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시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인데, 업계에선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돼 감사위원 분리 선임 등이 현실화할 경우까지 대비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달 23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의 논의 이후 이달 23일 전사적인 탈석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어 이날 이사회에서 친환경 경영 방침에 부합하고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탈석탄 방침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건설 부문은 현재 시공 중인 강릉안인화력 발전소와 이번에 참여하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해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해 시공할 계획이며, 이날부터 석탄화력 발전 관련 신규 사업에는 투자·시공 등 어떤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상사 부문 역시 기존에 계약된 석탄 거래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되,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탈석탄 이후 주력 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저탄소 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순환경제 체계를 정착시킬 것"이라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날 3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매출은 7조8,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6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동일했다. 당기순이익은 3,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회사 측은 매출 증가 요인으로 건설 부문의 해외 공사 재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상사 부문에서 중국 경제 회복세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확대됐고, 바이오 부문에서도 공장 가동률이 상승한 덕분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삼성물산 측은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