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 검사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오른쪽) 차장검사가 27일 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52·29기)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압수수색 방해 논란도 있었지만 검찰은 정 검사의 부당한 폭행으로 결론내렸다.
서울고검은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정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경찰 등이 직무수행 중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벌금형은 없고 일반 폭행죄보다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형,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만 있다. 특히 상해를 입힌 경우 가중 처벌해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7월 29일, 검언유착 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인 한 검사장의 사무실에서 휴대폰 유심칩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던 중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 검사는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밀어누르는 등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한 검사장은 몸싸움 직후 정 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소장과 감찰 요청서를 제출했다. 서울고검은 감찰을 통해 폭행 상황을 확인한 뒤 정 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했지만, 정 검사는 '한 검사장이 압수수색을 방해해 나도 다쳤다'면서 입원 사진을 공개하며 소환에 불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정 검사의 소환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외압 논란도 불거졌다.
서울고검이 한 검사장 손을 들어주면서 추미애 법부무 장관의 영향력 행사에 대한 우려도 사라졌다. 추 장관이 8월 검찰 중간 인사에서 정 검사를 차장검사로 승진시키면서 검찰 주변에서는 ‘감찰이나 수사가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서울고검은 "형사사건 처리와 별도로 감찰 사건이 진행 중인 바 향후 대검찰청과 협의해 필요한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검사 측은 이날 "당시 정 검사의 행위는 정당한 직무집행"이라며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위한 행위에 대해 폭행을 인정해 기소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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