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철, 6라운드 우승으로 엑스타 레이싱 2연승 쾌거
10월 25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6라운드가 열렸다.
슈퍼 6000 클래스 6라운드의 시작을 앞둔 정의철(엑스타 레이싱)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헀다. 전날 진행된 5 라운드에서 예선 1위에 오르고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팀메이트, 노동기와 이정우가 각각 우승과 2위를 차지하며 엑스타 레이싱의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래서 그럴까? 정의철은 6 라운드를 말 그대로 지배했다. 경기 초반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와 오일기(플릿-퍼플모터스포트)가 선두 그룹을 구성했으나, 둘의 경쟁을 뚫은 정의철은 마지막까지 독주를 펼치며 팀의 2승, 그리고 2020 시즌 개인 첫 승을 신고하며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슈퍼레이스 6라운드가 모두 끝나고 난 후 정의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먼저 6라운드 우승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정의철(이하 정): 우선 우승이 너무 기쁘고 즐겁다. 특히 전날 워낙 실망스러웠던 레이스, 내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레이스를 뒤로 하고 곧바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망스러운 어제를 뒤로 하고, 오늘 좋은 레이스를 할 수 있도록 좋은 컨디션의 차량을 만들어준 팀원들 그리고 모든 스태프 및 금호타이어에게 감사하다.
Q 전날 경기에 대해 실망감이 큰 것 같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정: 주변에서는 '후배들을 이끌었다'라는 식의 평가도 있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그냥 내 스스로가 최악의 경기를 한것이었다. 노동기, 이정우 두 선수의 페이스가 나보다 빨랐고, 폴포지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두 선수에게 순위를 내주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순위가 계속하락했다. 내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경기였고, 프로 레이서 커리어에 있어서 최악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5라운드는 잊고, 앞으로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바닥을 치는 '몸 관리의 실패' 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Q 오늘 치러진 레이스의 전략,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정: 사실 모터스포츠나 타이어와 관련 없는 분들이 본다면 '고무 덩어리'처럼 보일지 모르는 타이어지만, 타이어는 정말 민감하고 또 미세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실제 레이스 주행을 할 때에도 어떤 한 코너를 어떻게 달리느냐에 따라서 레이스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그러한 선택 하나다 타이어의 내구성과 주행 전략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정도라 '운영의 정교함'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레이스에서는 최대한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자 했다.
덧붙여 황진우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내가 황진우 선수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마 황진우 선수와 경합할 때, 황진우 선수는 더 많은 시간 동안 선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황진우 선수가 배려와 함께 순위를 내주었고, 비교적 빠른 시간에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Q 엑스타 레이싱은 오늘의 결과로 두 경기 연속 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정: 솔직히 말해서 두 라운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엑스타 레이싱에게 있어 새로운 기록과 또 새로운 승리를 전하게 되었다는 점은 무척 기쁜 일이다. 다만 우리는 한 시즌을 달리며 시즌 챔피언을 바라고 있고, 또 팀 챔피언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아마 노동기 선수나 이정우 선수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매 순간 우승을 위해 노력을 하다 보면 오늘처럼 두 라운드 연속으로 우승을 챙길 수 있는 날도 있고, 또 노력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 나올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절대 목표로 삼지 않는다. 레이스 중 펼쳐지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종적인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Q 5,6라운드에 이어 다가올 7, 8라운드 역시 더블 라운드로 치러진다.
정: 솔직히 말해 선수 입장에서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단순히 '두 번의 레이스' 하는 것 이상의 더 많은 준비와 부담이 느껴진다. 이렇게 드라이버도 부담이 큰 편인데 미케닉 크루나 엔지니어들도 부담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러한 생각은 모든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이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 19(COVID 19)라는 전세계적인 위험 속에서 이렇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건 분명 특별한 일이고 또 감사한 일이다. 이러한 특별함이 지속되고, 또 구현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이 조금 달라지고, 또 조금 더 불편하고 어렵게 변하는 건 으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무더운 여름이 아니라는 점이다.
Q 지난 시즌부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정: 이러한 흐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한다. 같은 경쟁의 무대 속에서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고, 또 경쟁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배들이 우리 세대의 등장, 그리고 주류의 변화를 수용하고, 생존을 위해 경쟁했다. 내 스스로도 그렇고, 우리 세대의 드라이버들 역시 새로운 세대의 드라이버들의 등장을 수용하고, 또 한 자리에서 경쟁하여 '가치를 입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실 어제 노동기 선수와 이정우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무척 고맙고 대견했다. 특히 선배로서 올 시즌 입증해내야 했던 '엑스타 레이싱의 경쟁력' 그리고 '금호타이어의 우수성'을 그 둘이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 나 역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Q 7라운드와 8라운드의 전략이 있을까?
정: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핸디캡 웨이트를 반영한 상태에서의 '퍼포먼스'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다음주에 진행될 오피셜 테스트에서 핸디캡 웨이트를 싣고 주행을 하고, 7라운드의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리고 최종전인 8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결정지을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구현하고자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그리 달갑지 않다는 점이다. 남은 두 경기가 모두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지는 만큼 오피셜 테스트를 통해 서킷에 대한 경험치를 최대한 확보하여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덧붙여 이번 경기에서 내가 해내지 못했던, 실망스러웠던 부분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컨디션 관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만큼 다음 경기는 더욱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 김학수 기자 / 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정영대 작가) /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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