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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車노조 리스크 여전… 너도나도 '파업 시동'에 경영난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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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車노조 리스크 여전… 너도나도 '파업 시동'에 경영난 가중

입력
2020.10.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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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한국GM·르노삼성 노조 파업권으로 압박
“생산 차질 만회 위한 노사협력 절실”

27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27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에 이어 추가적인 생산 손실을 야기한 한국GM 노동조합의 결정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른 파업과 임금 상승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GM 사측이 이례적으로 노조 측에게 유감을 표명했을 정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조차 “세계 주요 시장이 코로나19 회복세에 접어들어 수출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 파업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11년 만에 임금 동결을 결정한 현대자동차 노사와 달리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처럼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 측과 동결을 요구하는 사측이 맞서는 모양새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20차 교섭을 벌였다. 노사는 7월 22일 상견례를 시작한 이래 1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올해 220만원, 내년 200만원의 성과급안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23일부터 잔업ㆍ특근을 모두 거부한 채 단체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부평2공장의 신차 물량 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 2022년 7월까지 생산 일정이 잡힌 트랙스와 말리부 등의 후속 차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군산공장처럼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이미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해뒀다.

반면 사측은 신차 배정은 본사인 GM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게 최선”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생산 손실 6만대에 이어 이번에 1,700여대 추가 손실이 우려되는데도 노조가 강경 자세로 나온다면 본사에선 철수 생각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M이 자율주행 자회사(크루즈) 인력의 8%인 160여명을, 미국 테네시주 3교대 인력 700명을 각각 줄이는 등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에 한국GM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0년 현대·기아차 3분기 경영 실적.

2020년 현대·기아차 3분기 경영 실적.

기아차 노조 역시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선 회장의 성과 부풀리기를 위해 3분기 과도한 품질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이 이뤄낸 성과가 훼손됐다”며 이사회 퇴진을 요구했다. 사측이 세타엔진 결함에 따른 품질 개선 비용 1조2,600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 데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월 12만304원)에,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2조96억원)의 30%를 성과급 형태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쟁의조정 신청 및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전날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파업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쟁의권을 확보한 르노삼성차 노조는 11월 초 집행부 선거까지 교섭을 중단했다. 강성 기조 집행부가 구성되면 파업 카드를 앞세울 전망이다.

이 같은 노사 간 임단협 장기화는 국내 자동차 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수출 실적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내수시장마저 생산량 축소로 위축된다면 구조조정까지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올 상반기 코로나발 직격탄을 맞은 부품 협력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매출 부진은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심각한 영향을 끼치면서 상장 부품사 절반 이상이 올 상반기 적자를 봤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노조는 이기주의를 고집하기보다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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