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리영희 선생 10주기 맞아 선집과 평전 나란히 출간
“리영희를 또 하나의 우상으로 만들거나 신화화하려는 게 아닙니다. 리영희가 남긴 글의 현재성을 확인하고, 리영희의 글이 필요 없는 시대를 만들려는 작업입니다.”
‘전환시대의 논리’ 등으로 냉전과 독재에 얼어붙은 한국 사회를 일깨운 리영희(1929~2010)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선집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와 평전 '진실에 복무하다'가 나란히 출간됐다.
27일 서울 서교동 창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리영희재단 이사장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 리영희 선생의 조교였던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리영희 선생을 넘어서기 위해 리영희를 더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전은 '이념적 리영희' 대신 ‘인간 리영희’를 내세웠다. 평전을 쓴 권 대표는 “’사상의 은사’에서 ‘의식화의 원흉’까지 리영희 선생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지만, 그는 우리 의식을 해방시키려 글을 써온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영희 선생이 돌아가신 뒤 백낙청 선생이 '천진난만한 리영희'라 표현했는데, 그 모습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권 대표는 “리영희 선생을 평가절하하는 쪽에선 남한과 미국만 비판하느냐고 하는데, 북한의 교조주의를 두고 '정신적 미라 상태'라 비판했고, 현실사회주의 붕괴 뒤엔 자신의 믿음을 반성하며 사회민주주의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면 오류를 인정하고 다음을 찾아 나선 점이 탈진실의 시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고 덧붙였다.
선집에는 고인의 저서, 번역서, 기사, 기고문 등 350편 중에서 22편을 뽑아 실었다. 리영희 선생이 실수한 부분은 ‘팩트체크’까지 했다. 최영묵 교수는 "주로 1970~80년대 쓰여진 글들이지만 폭주하는 제국으로서의 미국, 일본의 군국주의와 우경화, 요원한 한반도 평화 등은 그 시절과도 비슷하다"며 "그런 점에서 리영희 선생의 통찰은 2020년 젊은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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