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돼서야 월성1호기 질문
최재형 감사원장은 '뜻밖에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의 감사원 종합국정감사가 '최재형 감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종합감사 대상은 감사원과 법무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제처였다. 20일에 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를 발표한 만큼, 최재형 원장의 입을 주목하는 시선이 상당했다.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불합리한 요소를 발견했지만, 결정 자체의 타당성까지 판단하지는 않겠다'는 감사원의 결론을 여야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정치적 논란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날 국감은 감사원이 '애매한' 결론을 낸 이유와 배경을 최 원장에게 여야가 따져 물을 기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묻지 않았다. 월성1호기 감사보고서를 최종 논의한 감사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놓고 싸우는 데만 몰두할 뿐이었다. 국민의힘은 "회의록을 열람해야 강압 또는 편파 감사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관련자가 고발된 상태라 공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각각 주장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감에서 최 원장은 오전 내내 아무런 질의를 받지 못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감사 결과와 관련해 최 원장에게 질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최 원장이 처음으로 입을 연 건 오후 3시를 넘겨서였는데, 그마저 감사원 내부 규칙을 확인하는 질문이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이 집중되는 동안, 최 원장은 바로 옆 자리에 내내 앉아 있었다.
국감이 막바지에 이른 오후 5시를 훌쩍 넘겨서야 월성1호기 등 현안에 대한 최 원장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감사원이 안전성, 지역수용성을 제외하고 경제성만 들여다본 이유와 감사를 방해한 정부 인사들을 형사 고발하지 않은 까닭에 대한 질문이 그제서야 나왔다. 최 원장은 "(감사위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 논의와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감사 결과가 여야의 눈치를 본 것이란 지적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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