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는 26일 오전부터 정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은 “고인은 국가의 위상을 높인 혁신적 기업가”라며 애도에 방점을 찍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주례회동을 마친 뒤 빈소를 찾았다. 정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은 2세 경영인으로서 놀라운 업적을 남겼고, 글로벌 초일류 삼성의 ‘제2 창업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며 “대한민국 경제계의 위상을 높였고 실질적으로 국가의 부와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여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의 타계에 조의를 표하고 그분의 업적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고 애도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것을 비롯해 주요 정당 대표들도 조문행렬을 이어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빈소에서 “고인께서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의 리더십으로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다”며 “고인께서 해오신 것처럼 삼성이 한국 경제를 더 높게 고양하고 발전시키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더 도약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인을 “현대 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반도체에 혁신 정신으로 도전해 세계적으로 육성한 큰 공이 있다”고 추모했다.
민주당에서는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의원과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삼성에 비판적인 박 의원은 “삼성이란 기업에 응원을 드리러 왔다”며 “(유족 분들께) ‘혹시나 불편하실까 봐 올까말까 고민했다’고 말씀 드리니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유족들에게 큰 위로다’라고 하셔서 인사를 나누고 나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및 상속세 등과 관련해 "(삼성에 예상되는) 상속세 10조는 불로소득의 전형"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상속세가) 70%가 넘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때는 더 높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고졸출신 삼성전자 상무를 지낸 양 의원도 빈소를 찾아 “(고인이) 배움이 짧은 제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라고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빈소를 찾은 후 취재진과 만나 “(노태우 정권에서) 청와대 경제 수석을 할 때 (고인을) 자주 만났던 적이 있는데 1990년대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놓고 봤을 때 삼성전자가 반도체, 스마트폰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고인이) 창의적인 머리를 가지고 기업을 운영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고인과 개인적 인연은 없으나 창조와 혁신 경영으로 전세계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주신 분”이라며 “유족들에게 상심하지 말고 힘내시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이날 빈소를 찾아 "(제가) UN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것도 삼성과 같은 대한민국의 국격이 아주 높이 올라간데 큰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서 (이 회장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전 의원 등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