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등 떠밀려 아제르-아르메니아 휴전 이끈 美... "소극적 외교가 분쟁 더 키워"
알림

등 떠밀려 아제르-아르메니아 휴전 이끈 美... "소극적 외교가 분쟁 더 키워"

입력
2020.10.26 18:10
0 0

조지아 등 옛 소련권 전역 갈등 확산 위험
푸틴 눈치보며 '의도된? 침묵'이란 지적도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국무부 청사에서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국무부 청사에서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한달 간 교전을 반복한 남캅카스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의 휴전을 이끌어냈지만 오히려 곱지 않은 시선만 받는 분위기다. 미국이 침묵하는 바람에 갈등이 커졌고, 휴전 합의도 마지못해 중재했다는 비난이다.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수단을 동원하지 않을 경우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두고두고 골칫덩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국무부와 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 정부는 26일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벌써 세 번째 휴전 합의로 앞서 10,18일 양국은 러시아 중재로 협정을 맺었지만 이행하지 않아 전투를 거듭했다. 급기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스티븐 비건 부장관 등 미 국무부 수뇌부가 총출동해 양측을 설득한 끝에 휴전 약속을 받아냈다. 두 나라는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 프랑스, 미국이 공동 의장으로 있는 ‘민스크그룹’과 만나 장기적인 평화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의 중재를 두고 때를 놓쳤다고 비판한다. 필립 브리드러브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최고사령관은 미 공영라디오 NPR에 “미국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을 종식시키려면 더 큰 외교를 구사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지나는 철도는 NATO 물자의 아프가니스탄 이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인프라에 손상이 갈 경우 미국의 이익도 해치기 때문이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 동맹국 조지아 등 주변국까지 타격을 받아 결국 옛 소련 지역 전체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련 시절 조지아에 속했던 압하지아-남오세티아는 조지아 독립 후에도 자치권을 주장하며 대립해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버금가는 화약고로 꼽히고 있다. 그는 “소련의 가장 변덕스러운 지역인 남캅카스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나가르노-카라바흐가 불씨가 돼 조지아(압하지아-남오세티아) 갈등까지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미국이 분쟁 개입을 꺼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된 침묵이라는 해석이 많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트 대통령은 재임 기간 러시아가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 현안에는 줄곧 뒷짐을 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단적인 예로 지금도 대선 불복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벨로루시 사태와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바니 독살 의혹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극하는 행동을 극구 피한 셈이다.

이익이 없으면 남의 나라 일에는 무관심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기조 자체가 분쟁을 키운 측면도 있다. 미국은 2017년 민스크그룹 결성 당시 대표인 앤드루 쇼퍼에게 대사직 신분을 부여하지 않아 발언권이 프랑스와 러시아만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은 “사소한 갈등이 큰 문제로 비화하고, 전문 외교로 대처하지 않으면 유일한 해결책은 무거운 군사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다가오는 대선의 승자뿐 아니라 앞으로 미국이 수십년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숙제”라고 진단했다.

강은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