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측근 잇따라 확진
비서실장은 "통제 못한다" 구설
바이든 "트럼프 백기 들어" 맹공
역대급 사전투표, 6000만 육박
미국 대선이 코 앞에 다가온 2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몽이 또 다시 백악관을 덮쳤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백악관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은 맹공을 퍼부었다. 3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온 코로나19가 대선 막바지 어떤 영향을 줄지 미 유권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펜스 부통령의 최측근 마티 옵스트 정치고문 등 참모 4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이기도 했다.
여기에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코로나19 발언이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억제하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는) 독감 같은 전염성이 있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찍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논란이 증폭됐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내고 백악관이 코로나19 대응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혼란 초기부터 패배를 인정하며 '백기'를 흔들고, (코로나19를) 무시함으로써 바이러스가 간단히 사라지기를 희망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 전략이었다는 걸 (메도스가)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메도스 실장이 부통령 비서실장 확진 소식이 언론에 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무시 전략으로 맞섰다. 이날 북동부 뉴햄프셔ㆍ메인주(州) 현장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를 강행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상태였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부통령은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모든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항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달 초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지지율 확산에 제동이 걸린 경험이 있다. 그는 이후 대선 TV토론 등을 통해 “젊은이는 걸려도 99.9% 회복된다”며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은 이슈로 축소하고 있다. NYT는 “백악관은 직원과 지도부를 보호하는 데 있어 매우 느슨한 규정을 갖고 있다” (아시샤 자 브라운대 공공의료스쿨 학장)고 꼬집었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 유권자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5,947만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상황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공화당 상원 지도부 주도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투표를 강행, 보수 유권자 결집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는 또 이날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를 동에서 서로 훑는 현장유세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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