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에게 "한국 재계의 상징인 고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이 회장의 장례식장에 보내 추모 메시지와 조화를 유족 측에 전달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등 재계 주요인사 별세 때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했던 것과 비교해 격을 높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 대통령이 노 실장을 통해 이 회장 유족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등 삼성을 세계기업으로 키워냈으며, (삼성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그분이 보여준 리더십은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위기 극복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귀감과 용기가 되어줄 것"이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앞서 이 회장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조문 형식 등을 논의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기업 총수 장례 때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조문은 보통 정책실장이 했다. 지난해 9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때 김상조 정책실장이 조문했고, 올해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김 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한일간 경제 가교 역할을 했다"는 문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2018년 5월 구본무 LG그룹 회장 별세 때도 장하성 당시 정책실장이 빈소를 찾아 "정말 존경 받는 재계의 큰 별이 가셔서 안타깝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례와 달리 노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이 이 회장 빈소를 찾은 것은 삼성이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실장은 앞서 고 백선엽 장군과 고 박원순 시장, 고 이희호 여사 장례 때 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충북 제천 화재ㆍ밀양 화재참사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빈소 등 단 4차례만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과 이 회장 간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3년 이 회장 장모상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빈소에 찾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를 들고 빈소에 찾는 만큼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이 가는 것"이라며 "그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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