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천막에 감 던지면 그물망 거쳐 저절로 쌓여
농가 "작업 편하고 수확기? 일손 부족 해결" 반색
충북 영동군은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다목적 감 수확기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군 농업기술센터 연구진이 3년 여의 시행 착오와 보완 작업을 거쳐 완성한 이 기구의 명칭은 ‘막 던져’이다.
이름대로 이 기구는 나무에서 감을 따 아래로 던지기만 하면 수확이 저절로 되는 방식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철제받침대에 가운데 구멍을 낸 방수천막(
1.4m×2.5m)을 쳐 놓은 게 전부다. 방수천막 구멍 아래에는 지름 30㎝ 가량의 그물망을 달았다.
이 기구를 사용하면 방수천막에 던져진 감은 그물을 거쳐 아래로 굴러 떨어져 철제받침대 아래 놓인 상자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그물망 안에는 고무 링을 설치해 감이 쌓여도 상처나지 않고 저절로 잘 떨어지도록 고안됐다.
군 농기센터는 감 재배 농가의 영농비와 노동력을 줄이려 3년 전 감 수확기 개발에 착수했다.
감을 수확하려면 사다리를 놓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과 수고가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큰 감나무를 긴 장대로 털다 보면 낙과로 열매가 깨지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2018년 알루미늄 받침대를 이용한 수확기를 처음 고안했다. 하지만 알루미늄 파이프의 견고성이 떨어지는 문제점 등이 생겨 수 차례 보완 작업을 거쳐 이번에 완성품을 내놨다.
막던져는 감 농가들로부터 1차 합격점을 받았다.
이경주 영동곶감생산자연합회장은 “막던져는 나무에서 딴 감을 방수천막에 던지기만 하면 되는 구조여서 작업이 아주 쉽다. 수확기 일손 부족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동군은 감 관련 단체, 작목반 등의 의견을 더 청취한 뒤 내년부터 막던져를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지서경 군 농기센터 연구개발팀장은 “막던져는 감 뿐만 아니라 대추, 매실 수확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동은 감 고을로 유명하다. 2007년 감 산업특구로 지정됐고, 2009년엔 영동곶감의 지리적 표시와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조성한 감나무 가로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4년 조례까지 만들었다. 현재 감가로수는 2만 그루(159㎞구간)에 달한다.
영동군내 감 재배농가는 3,530가구, 연간 감 소득액은 653억원(곶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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