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공판준비기일에도 출석" 소환 명령
당초 출석 예정이었으나 상황상 어렵게 돼
서면 또는 구두로 불출석 사유 소명할 듯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이 26일 약 9개월 만에 재개된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상주가 된 이 부회장은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예정대로 이튿날 오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당사자들이 미리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 진행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현재로선 이 부회장이 불출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회장의 별세로 상주를 맡게 된 데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원래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당초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재판부의 소환 명령에 따라 공판준비기일에도 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출석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이 부회장 측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재판 당일 오전까지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거나 변호인이 법정에서 구두로 불출석 사유를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첫 공판 이후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부회장의 양형과 관련된 공방이 1년간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횡령액은 총 86억원”이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함에 따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이 부회장은 다시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집행유예의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해 준법감시위의 실효적 운영을 점검하겠다”고 밝히자 법원 안팎에선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마음을 먹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또한 “재판부가 편향적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지난 1월 공판 이후 재판은 '올스톱' 상태였다.
지난 9월 대법원이 특검의 기피 신청을 최종 기각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9개월 만에 공판준비기일이 열리지만 준법감시위를 두고 재판부와 특검 사이의 설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재판부가 직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이었던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1인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하자, 특검은 엿새 뒤 ‘전문심리위원 참여결정 취소신청서’를 제출하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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