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6ㆍ25 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데 대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중국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ㆍ25 전쟁을 미국의 침략으로 왜곡시키며 '항미원조(抗美援朝)'를 강조하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이 23일 '항미원조'(抗美援朝) 참전 70주년 기념 연설에서 "중공군의 참전으로 제국주의의 침략 확장을 억제했다"면서 "침략자(미국)를 때려눕혀 '신중국'(新中國)의 대국 지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주장한 데 대해 6ㆍ25가 북한의 남침이란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이 6ㆍ25와 관련해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미중 갈등 국면에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색이 뚜렷하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6ㆍ25전쟁 관련 행사에서 연설한 것은 2000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후 20년 만이며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항의하지 않아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입장문을 낸 외교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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