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7 불교 법난
통계청 2015년 인구주택센서스에 따르면 한국인의 56.1%는 무교다. 종교인(2,155만명) 중에는 개신교 1위(968만명), 불교 2위(762만명), 천주교 3위(389만명)다. 2005년 센서스에선 불교가 1,073만명, 개신교는 862만명이었다. 2000년대 후반, 서울시장 시절부터 종교 편향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2008~2013 ) 때다. 둘의 상관관계는 연구된 바 없다.
역대 대통령 12명 중에도 개신교 신자가 5명으로 가장 많다. 불교는 박정희와 전두환인데, 박정희는 엄밀히는 무교고 부인 육영수가 불교 신자였다. 전두환은 천주교에서 퇴임 후 불교로 개종했다. 천주교 신자는 김대중 문재인, 무교는 최규하 노무현이다. 박근혜도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무교라 했다.
종교 자유 국가에서 정치 권력과 종교 생태계를 연관 짓는 것이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기자 출신 작가 백중현은 2014년 '대통령과 종교'(인물과 사상사)라는 책에서 대통령과 종교, 특히 개신교는 1948년 제헌국회 개회식을 '하나님에 대한 기도'로 시작한 이승만 정권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고, 1987년 직선제 이후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윤보선도 기독교였고, 박정희도 대미 외교와 반공 이념에 개신교를 이용했다. 개신교 측에서는 박정희를 '친불교'로 분류하기도 한다. 1972년 석가탄신일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했다는 게 근거 중 하나인데 성탄절은 건국 직후부터 국가공휴일이었다.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10월 27일, 쿠데타 지지를 거부한 조계종 산하 사찰 3,000여 곳에 불교 정화를 명분으로 계엄군을 투입, 당시 총무원장(송월주)과 전 종정(이서옹) 등 다수를 연행하고 구금 폭행했다. 이른바 10·27 법난이다. 퇴임 후 궁지에 몰린 전두환은 절로 도피했다. 그를 받아준 건 그렇다 쳐도, 그의 글로 현판까지 받아 건 거야말로 진짜 법난이라 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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