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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영웅 만들지 않겠다"...거취에 민주당 애써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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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영웅 만들지 않겠다"...거취에 민주당 애써 침묵

입력
2020.10.2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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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나가라고 하고 싶지만, 대놓고 나가라고 할 수가 없다.”

국정감사에서 '본색'을 드러낸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이같이 요약된다.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23일 윤 총장의 국감 답변 내용과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지만, 그의 거취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왜일까.

①찍어내면 제2의 채동욱 =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을 성역화된 권력기관으로 바라보는 윤 총장의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사퇴 압박까지 내달리진 않았다.

윤 총장은 '적폐 청산'의 아이콘이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비리 수사로 스타가 됐고, 그를 오랫동안 눈 여겨 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을 거치며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 편'도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 윤 총장을 흔들면 '자기 편이 아니니까 내친다'는 역풍이 일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를 조준하는 수사를 진행하다 ‘혼외자설’을 뒤집어 쓰고 중도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례의 ‘데자뷔’ 로 비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174석을 가진 민주당이 윤 총장의 거취를 언급하는 순간 곧바로 내보내겠다는 뜻으로 읽힐 것"라며 "여론이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② “영웅 만들어 줄 필요 없어” = 윤 총장은 국감에서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윤 총장을 몰아세울 수록 존재감만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살아 있는 권력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는 희생양'은 '차기 권력'으로 인식되는 것이 권력의 공식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윤 총장은 ‘야권 대선주자’로 떴다. 지난 16일 갤럽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은 3%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이 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무의미한 숫자는 아니다. 윤 총장은 지난해부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넣지 말라'고 거듭 요구해 왔다.

윤 총장과 청와대의 대립이 검찰 개혁의 동력이 되는 상황을 역이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며 "윤 총장이 나가면 할 수 없지만 버텨 줘도 나쁠 것이 없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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