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집단감염 끊이지 않아
독감백신사태와 겹쳐 방역 고민
정부, 영업중단 최소화 '거리두기' 계획
노인들이 주로 머무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고위험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불붙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세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이어져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 수 있는 가운데 동절기를 앞두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모두 155명으로 전날(121명)보다 34명이 더 늘었다. 한때 50명 이하로 내려갔던 신규 확진자 규모가 요양병원 등의 집단감염 확대로 다시 위험 수위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신규 확진 규모(155명)는 176명이 발생한 지난달 11일 이후 42일만의 최다 기록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의 조정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12일 이후 일일 확진자 수를 보면 90명대에서 40명대로 떨어진 후 다시 100명대를 넘어선 뒤 이날 150명을 훌쩍 넘겼다.
남양주시 소재 행복해요양원과 관련해서 전날 첫 지표환자가 나타난데 이어 이날 확진자가 대거 확인되면서 누적 환자는 35명에 달했다. 이 요양원의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면서 이날 경기도 신규 확진자는 100명에 육박(98명)했을 정도다. 이밖에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병원 확진자도 71명으로 늘었고, 서울에서는 강남ㆍ서초 지인모임 관련 확진자가 7명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권역별로 세분화하는 등 거리두기 개편에 대한 방향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진행된 제12차 생활방역위원회 회의에서 "백신 개발 전까지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라며 "전국적으로 일원화된 대응보다 권역별로 세분화하고 지역 상황에 맞는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지속적 억제라는 방향성은 유지하되 방역과 의료역량을 높이고 국민의 일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국민 피로도를 고려해 거리두기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집합금지나 영업중단 등 강제적 조치를 최소화하고 위험도가 높은 시설이나 활동에 맞는 정밀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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