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냉랭한 기류 속 뜨거운 설전... '음소거' 버튼도 활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냉랭한 기류 속 뜨거운 설전... '음소거' 버튼도 활약

입력
2020.10.23 18:00
수정
2020.10.23 18:02
2면
0 0

내달 3일 대선 투표 앞두고 마지막 맞대결
의례적 인사도 생략... 예전에 보지 못한 풍경
사상 두 번째 흑인 여성 사회자에도 눈길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전 부통령부부가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토론 후 무대에 나와 있다. 내슈빌=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전 부통령부부가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토론 후 무대에 나와 있다. 내슈빌=UPI 연합뉴스

분위기는 뜨거웠지만 기류는 냉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을 불과 12일 앞둔 22일(현지시간) 마지막 결전을 펼친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 체육관에서는 예전에 보지 못했던 광경이 속출했다. 두 후보는 의례적인 팔꿈치 인사도 생략했고 토론 후 인사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대확산으로 토론장 방역 절차가 강화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를 막기 위해 ‘음소거’ 장치도 도입됐다.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표정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내슈빌=AFP 연합뉴스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표정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내슈빌=AFP 연합뉴스


코로나 퍼질라… 방역 만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TV토론에서는 엄격한 방역 조치가 적용됐다. 토론이 열린 벨몬트대 체육관은 8,360㎡(약 2,530평) 규모지만 행사장에 입장이 허용된 인원은 방청객과 대통령선거토론위원회(CPD) 관계자, 보안 및 의료팀 등 200여명으로 제한됐다. 방청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퇴장 조치를 한다고 주최측은 말했다. 3일 이내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손목 밴드도 착용해야 했다.

다만 지난 7일 부통령 후보 토론 당시 설치됐던 후보 사이 투명 차단막인 플렉시 글라스는 막판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토론 직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이 이유다. 미국 감염병 총 책임자 격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해당 과정에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의 한 술집에서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웨스트할리우드=AFP 연합뉴스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의 한 술집에서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웨스트할리우드=AFP 연합뉴스


‘음소거’ 버튼 실제로 사용

이날 토론에서는 미국 대선 TV토론 역사상 처음으로 ‘음소거’ 장치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에서 열렸던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에 번번이 끼어들면서 토론이 엉망이 됐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음소거 버튼은 토론 시작 20여분 후 처음 쓰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는 47년 정치 생활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발언이 길어지자 CPD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크를 껐고 발언권은 바이든 후보에게 다시 넘어갔다. 발언 시간을 보장한다는 도입 목표를 이룬 셈이다. NBC방송은 “음소거 버튼이 좀 더 차분한 토론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로빈 기번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음소거 버튼은 신의 선물이었다"며 "후보자 간 차이를 더 잘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의 사회를 담당한 크리스틴 웰커 NBC방송 기자가 자료를 살피고 있다. 내슈빌=AP 연합뉴스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 TV 토론의 사회를 담당한 크리스틴 웰커 NBC방송 기자가 자료를 살피고 있다. 내슈빌=AP 연합뉴스


사상 두 번째 유색인종 여성 사회자

사회를 맡은 크리스틴 웰커 NBC방송 백악관 출입기자가 이번 토론을 날카롭고 매끄럽게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AP통신은 “웰커가 실질적인 대선 후보 토론을 미국민들에게 선사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고, WP는 “올해의 사회자이며 이번 토론의 승자”라고 찬사를 보냈다. 웰커 기자의 무리 없는 진행으로, 그에 대해 “철저하게 당파적"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머쓱해졌다.

웰커 기자는 미국 대선 TV 토론의 사회를 본 두 번째 흑인 여성으로 남게 됐다. 첫 번째는 1992년 대선 당시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후보, 로스 페로 후보 토론회의 사회를 본 캐롤 심슨이었다.

김진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