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중단 상황 아니다' 질병청 입장과 달라?
市, "의협 권고 있고 시민들 불안해 해"
최근 일주일새 전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30명 정도로 늘어나자 경북 포항시가 예방 접종을 일주일간 미루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아직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사망 사례가 이어지자 일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의료현장에서는 중단 움직임이 일고 있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독감 예방접종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열고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간 백신 접종을 일시 보류하기로 했다. 시는 보건소 예방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고,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도 공문 등을 보내 백신 사용 일시 보류를 권고했다.
포항에서는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안동과 상주, 성주, 영주 등 인근 경북지역 내에서 최근 4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보류하라는 지시가 없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며 "최근 독감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의 안전성이 확보되면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2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는 지역 의료시설 200여곳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의 및 보류 권고사항 안내' 문자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지역에서 숨진 환자가 접종했던 백신의 상품명과 제조번호도 함께 표시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구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관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주치의의 신중한 판단 하에 접종자의 건강 상황 등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 보류를 검토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 상황에선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청장은 "백신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하는 상황이다.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는 “예방접종 후 사망 보고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독감 관련 국가 예방접종과 일반 예방접종을 일주일간(23~29일)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23일 전문가 대책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영상 회의 방식으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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