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 국산차 장착 비율 38% 불과…올해 1~8월 내수 판매 20% 이상 급감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美 '반덤핑 관세' 부과 위기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 신차용 타이어(OET)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입 타이어 브랜드를 OET 공급 업체로 선택하면서, 매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포르쉐 ‘타이칸’, 폭스바겐 ‘ID.3’ 등 폭스바겐그룹 전기차에 잇달아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또 2022년부터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E’에 타이어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타이어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를 통해 고성능, 고연비를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한국타이어는 기술력을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OET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금호타이어는 체코 자동차 브랜드 스코다의 ‘옥타비아’, ‘카미크’, 스페인 자동차 업체 세아트의 ‘이비자’에 OET 공급을 체결했다. 넥센타이어도 올해 폭스바겐 주력모델인 ‘파사트’, ‘골프’ 등에 OET 공급을 확정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카누가 2022년 양산하는 첫 번째 전기차에도 타이어 공급이 결정됐다.
이처럼 국산 타이어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는 배경에는 국산차 업체들의 국내 타이어 ‘외면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올해 출시한 신차 중 국산 타이어 채택 비중은 37.5%에 불과하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 GV80에 피렐리, 미쉐린, 콘티넨탈 등 수입 타이어만 OET로 장착한다.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 역시 굿이어, 콘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했다. 준중형 차량인 아반떼를 제외하면 국산 타이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 결과 내수 시장에서 국산 타이어 판매는 급격히 감소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계는 올해 1~8월 내수 OET 시장에서 250만4,000여개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0.6% 부진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5% 성장한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내수 판매 감소는 경영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한국, 금호, 넥센 ‘타이어3사’의 상반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4조5,303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25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64.9% 급감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다시 ‘셧다운(일시조업정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분기 실적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또 다음달 9일 발표되는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OET 공급은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의 채택 감소가 부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꾸준한 R&D를 통해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신규 시장을 개척해 사업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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