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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지원 위해 전화통 붙잡은 강경화...판세는 여전히 불리

입력
2020.10.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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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예단할 때 아니다...막판 추격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고위 관료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선거전 지원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에도 강 장관은 많게는 하루 3차례 WTO 회원국 외교 장관에게 전화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종건 차관도 최근 들어 거의 매일 한국 주재 외국 대사를 만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나이지리아 출신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터라 열세인 선거 판세를 뒤집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21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유명희 본부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당부해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아울러 몰디브 외교장관(22일), 스웨덴 외교장관(21일), 오스트리아ㆍ폴란드ㆍ덴마크 외교장관(20일) 등과도 잇따라 통화했다. 앞서 19일에도 핀란드ㆍ슬로베니아 외교장관에게 전화해 유 본부장의 역량을 설명했다. 요즘 강 장관의 주요 일과가 유 본부장 선거 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종건 1차관도 유 본부장이 결선에 진출한 8일 이후 인도ㆍ러시아ㆍ아세안(ASEAN) 등 서울 주재 대사들을 매일 만나다시피 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외교부의 '유명희 당선 총력전'은 지난 12일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도 이번 주에만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등 6개국 정상과 통화했다.

유 본부장이 WHO 사무총장에 선출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가 되지만, 객관적으로 열세인 선거 판세를 뒤집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결선까지 진출했으니, 확률은 절반 대 절반이라는 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아프리카 출신 후보에 대한 유럽의 지지세가 워낙 강해 여전히 불리한 입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선거 지원전을 펼쳤는데도 유 본부장이 낙선할 경우 외교력을 탓하는 비판 여론이 나올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유 본부장과 결선에서 겨루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아프리카연합(AU) 55개 회원국에다 유럽연합(EU)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유 본부장이 미국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많은 표를 갖고 있는 EU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게 선거 막판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결선까지 온 만큼 최종 결과를 예단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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