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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훼손되는 제주 해안사구, 환경부 관리목록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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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훼손되는 제주 해안사구, 환경부 관리목록에도 없다

입력
2020.10.22 15:42
수정
2020.10.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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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14개 지점으로 분류
환경단체 조사서는 추가 확인
전수조사 통해 대책 마련 필요

서귀포시 안덕면 설쿰바당 해변에 형성된 해안사구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서귀포시 안덕면 설쿰바당 해변에 형성된 해안사구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지역 해안사구(沙丘)가 당초 환경부가 조사한 지점보다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내 해안사구는 최근 난개발로 인해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2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제주지역 해안사구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경부가 도내 해안사구를 14개 지점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만, 이보다 많은 해안사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사구는 바다에서 강풍이 불 때 모래가 육지로 유입돼 식물과 같은 장애물에 걸려 퇴적되는 생태계 간 완충지대로, 모래언덕을 뜻한다.

이번 조사 결과 서부지역에는 환경부 목록에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사구와 안덕면 사계리 사구 외에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황우치 해변과 설쿰바당 해안에서도 대규모 해안사구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지역에서도 월정 해안사구의 일부였으나 개발로 인해 단절된 섬 형태를 보이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단지모살 사구가 확인됐다. 구좌읍 세화리 해녀박물관 인근에서도 마을 안에 큰 사구가 곳곳에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 우도 하고수동 배후에도 해안사구가 형성돼 있지만 환경부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월정해변에 형성된 해안사구는 개발 등으로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월정해변에 형성된 해안사구는 개발 등으로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내 해안사구의 훼손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일부 해안사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화산활동으로 형성되면서 경관이나 지질학적으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도내 해안사구에는 육지에는 살지 않는 독특한 염생식물(바닷가 등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과 멸종위기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실제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 화산재가 바다에 쌓여 만들어진 지층인 하모리지층 위에 형성된 10㎞ 길이의 해안사구는 해안도로, 각종 건축물, 항만개발로 훼손이 심각한 상태다. 인근 황우치 해변의 사구도 화순항 개발사업으로 상당량의 모래가 유실됐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17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들여 복구사업을 벌였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환경부의 보고서에서는 제주 해안사구 훼손율을 82.4%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이같은 수치가 도내 해안사구 훼손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일정 부분 훼손된 사구 대부분을 사구로 인정하지 않게 되면서 사구 관리대상에 빠지게 되고 결국 개발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양 국장은 또 “도내 해안사구 보전을 위해서는 우선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보전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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