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주 원인 '분류작업'에 기계ㆍ사람 추가 투입
산재보험 가입 100% 추진 및 건강검진 매년 지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부회장)가 최근 잇따라 불거진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회사 측은 근무시간 단축과 업무 강도 완화에 따른 택배기사의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내놨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추가 인력 투입 및 산재보험 100% 가입, 자동화 기술 확대 등에 나설 방침이다.
박근희 부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택배기사들의 만성 과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부분은 분류작업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택배상자 운송장을 보면서 본인이 운반해야 할 택배를 일일이 골라내는 데서 오는 노동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목적지별로 택배를 자동 분류하는 설비 '휠소터'가 구축돼 있더라도 오분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먼저 연 500억원을 투입, 추가로 3,000명을 고용해 분류작업 지원업무에 투입키로 했다. 현재 택배발송처인 전국 서브터미널 181곳에 휠소터가 설치돼 전체 물량의 95%를 자동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3,000명이 더 투입될 경우, 기사들의 오전 노동 부담은 덜어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분류작업 지원 인력이 1,000명인데, 4,000명까지 늘리면 내부적으로 추산했을 때 기사분들이 일찍 출근해 따로 분류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휠소터 오류를 줄이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현재 서브터미널 35곳에만 설치된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비(MP)를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기존 휠소터와 MP를 동시에 가동해 분류 작업 효율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소형택배화물이 전체의 90%에 이르기 때문에 MP 가동 시 전체 작업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산재보험 사각지대 문제도 개선된다. 회사 측은 실태조사 후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기사가 가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산재보험 적용 예외신청 현황도 주기적으로 점검해 집배점과 계약 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는 정책을 강화한다. CJ대한통운이 전액 부담해 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2년에서 내년부터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도 추가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집배송 업무 배제, 물량 축소 등을 요청키로 했다.
이 외에도 전문기관을 통해 인당 적정 배송량을 산출한 뒤 초과물량일 경우 기사 3, 4명이 팀으로 물량을 분담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생계 지원 등 복지 증진에 사용할 예정이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 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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