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ㆍ25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항미원조'(抗美援朝ㆍ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 정신을 강조하자 이에 화답하듯 북중 친선관계를 과시한 행보로 분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참전 70돌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과 함께 중공군 열사탑 앞에 이르자 중국과 북한의 국가가 연주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에 헌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민지원군 장병들의 붉은 피는 우리 조국 땅 곳곳에 스며있다"며 "조중(북중) 두 나라가 피로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거대한 의의를 갖고 있고 이들의 희생정신을 영원토록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10월에 중국군 열사능 참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앞선 두 차례의 참배(2013, 2018년)는 모두 정전기념일(7월 27일)이 있는 7월에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10월 참배'는 시 주석에 대한 답신 성격이 강하다. 시 주석은 이달 19일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에서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외부 관계를 차단하면서 북중관계도 소원해져 복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시 주석이 항미원조를 강조하자 김 위원장도 '북중 혈맹은 굳건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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