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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상 받은 윤흥길 “사람 살리는 문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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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상 받은 윤흥길 “사람 살리는 문학하겠다"

입력
2020.10.22 15:5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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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길 작가가 22일 줌으로 열린 박경리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윤흥길 작가가 22일 줌으로 열린 박경리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 제공


“내가 이래 봬도 박경리 문학상 받은 작가요.”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소설가 윤흥길(78)이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수상 소감이다. 대표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 작중 인물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나 이래 봬도 안동 권씨요"인데, 이걸 패러디한, 위트 있는 소감이었다.

윤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후 ‘장마’, ‘완장’ 등 여러 작품을 통해 한국현대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통찰을 보여줘 왔다. 그간 외국 작가에게만 주어졌던 박경리 문학상에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선정됐다.

윤 작가는 이날 고 박경리 작가와의 특별한 일화를 소개했다. 등단 초기인 1971년 현대문학에 발표한 단편 '황혼의 집'을 보고 문단의 대 선배가 감동해서 칭찬하고 많이 격려해주라고 했다는 말을 당시 김수명 편집장이 전해왔는데, 훗날 알고 보니 그 작가가 박경리였다는 것이다.

윤 작가는 그러면서 "생전 박경리 선생이 항상 큰 작품을 쓰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규모가 큰 작품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뜻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을 죽이는 문학 말고 사람을 살리는 활인의 문학을 하라고 하셨다”며 “그런 가르침들을 ‘문신’에 반영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윤 작가는 현재 5부작 소설 ‘문신’의 4권 집필을 끝내고, 내년 5권 완간을 목표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등 건강이 좋진 않지만 온 힘을 다해 매달리고 있다. "작가들이 하는 가장 건방진 말이 '내 대표작은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는 말인데, 아마도 '문신'이 나의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은 24일 오전 11시30분 강원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열린다. 앞서 23일 저녁 7시30분에는 원주 백운아트홀에서 축하음악회가, 27 28일에는 연세대 신촌캠퍼스와 미래캠퍼스에서 강연회가 열린다.

한소범 기자
김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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