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상태 악화... 중환자실 치료 중 사망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다가 불을 내 크게 다친 초등학생 형제 중 여덟 살 동생이 끝내 숨졌다.
21일 인천 미추홀구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미추홀구 형제 화재 참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에 따르면 서울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10)군의 동생 B(8)군이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사망했다.
B군은 전날 오후부터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를 보이는 등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이날 오전 일반병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B군은 의료진이 기관 삽관을 시도하던 도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의원실 관계자는 "B군이 워낙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서 경과가 좋지 않았다"며 "최근 의식을 되찾고 말도 조금씩 하는 등 호전돼 다행스럽게 생각했는데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A군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다 불을 내 크게 다쳤다. A군은 온몸의 40%에 심한 3도 화상을 입었고 B군은 형에 비해 약한 1도 화상을 입었으나 연기를 많이 마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 추석 연휴 때 의식을 되찾는 등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 동생과 달리 형은 휴대폰으로 원격수업에 참여할 정도로 많이 회복된 상태다.
동생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시민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의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형제의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전날까지 모두 1,087명(단체 포함)이 2억2,700만원을 기부했다. 서울의 비영리 사단법인 '따듯한 하루'에도 형제를 위한 기부금이 7,300만원이나 모였다. 형제의 쾌유를 비는 간절한 마음들이 그만큼 많았던 것이다.
학산나눔재단 관계자는 "기부금 사용 방향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기부금 일부는 동생의 장례 비용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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