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ㆍ교장 등 이례적으로 집단적 방역요구
정은경 질병청장에 "교내 거리두기 위해 이뤄야"
교사들 주장 받아들이려면 10조원 이상 들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산발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현행 학교 밀집도 기준을 학교가 아닌 학급당 학생수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왔다.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m’를 교실에서도 달성하려면 학급당 16명 이하가 지켜져야 한다는 건데, 이를 만족하려면 10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실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현직 교사·교장 수십명은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함께 21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밀집도 기준을 학급당 16명 이하로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국 교실 99%가 법정 규모(복도 쪽 세로 9m, 칠판 쪽 가로 8m)로 똑같은 크기인데 학급별로 수업하는 학생 수가 천차만별이어서 학급·학교별로 거리두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교사의 수업 공간과 학생들의 이동공간을 고려할 때 교실 내 학생 수가 16명일 경우에 학생 간 좌우·앞뒤 거리가 2m 정도가 나오지만, 학생 수가 25명이면 좌우는 1.4m, 앞뒤는 1.25m, 학생 수가 36명일 경우 좌우·앞뒤 거리가 1m 정도다. 현직 교사 1,107명, 현직 교장 20명은 이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알려달라는 취지의 질의서를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보냈다.
그러나 2025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데 2024~2028년 5년간 13조7,29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실현 가능성은 낮다. 강민정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실시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급수 증가 시 재정소요 추계’에 따르면 학생수 자연감소분을 고려하더라도 초등학교 7,275개, 중학교 1만7,881개, 고등학교 7,711개 등 총 3만2,867개의 학급을 늘려야만 2025년 학급당 학생수가 20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교실 증축비 5조9,091억원, 담임교사 신규 채용 등 인건비 7조8,202억원을 합쳐 13조7,293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강 의원은 “이번 추계를 시금석 삼아,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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