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지구정비사업 재개발 지구에 포함
생전 업적, 공로 기려 허물지 않고 공원으로 조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대구 중구 인교동 호암 고택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태어난 대구 중구 인교동 호암고택이 재개발 지역에 포함돼 공원으로 재탄생한다.
26일 대구 중구 성내동 자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성내동과 인교동 등 오토바이 골목 일대에 1,831세대 2만5,000㎡ 부지 규모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된다. 해당 사업 구역에는 이 회장이 태어난 호암고택도 포함돼 있다.
재개발 사업이 1,000세대를 넘으면 3,000㎡ 규모의 공공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해야 한다. 현재 정비사업 초기 단계로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정비구역 심사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성지구정비사업 측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고, 공공 공원을 조성해야 하는 만큼 호암고택을 없앨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대구시와 삼성 측과도 협의해 대구에서 출발한 삼성 발원지의 명성을 다질 수 있도록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유수종 성내자치위원회 간사는 “대구 시민들이 삼성과 대구의 인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이 태어난 역사적인 공간인 만큼 고택을 보존해 공원으로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중구 인교동 호암 고택 인근 오토바이 골목 거리에 이 회장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한편 이날 오후 옛 삼성상회 터에서 류규하 중구청장과 최영수 크레텍책임 회장, 주민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 이건희 회장의 추도식이 열렸다. 행사 관계자들의 추모사 낭독과 묵념,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42년 대구 중구 인교동 호암 고택에서 태어났다. 호암 이병철이 결혼 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대구로 온 뒤부터 살던 집이다. 오토바이 골목 등을 지나면 ‘삼성의 발원지 삼성상회 터’ 기념 표지판 등이 마련된 작은 공간도 있다. 이병철 전 회장은 1938년 인교동에 삼성상회를 건립했다. 현재는 크레텍 책임이 1991년 이 자리를 매입해 건물 등을 세우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추모식이 대구 중구 옛 삼성상회 터(현 크레텍책임) 자리에서 열리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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