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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들어간 한국수자원공사의 선물?... '애물단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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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들어간 한국수자원공사의 선물?... '애물단지' 전락

입력
2020.10.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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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들인 구미시 옥계동 해마루공원 전망대, 고층아파트 들어서 무용지물
남구미대교 전망대, 접근성 및 컨텐츠 부족으로 외면
구미시 매년 관리ㆍ운영 예산 투입

경북 구미시 옥계동에 있는 해마루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미4공단 모습. 고층아파트에 앞이 가려 있다. 박용기기자

경북 구미시 옥계동에 있는 해마루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미4공단 모습. 고층아파트에 앞이 가려 있다. 박용기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경북 구미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기부한 시설물이 지역 사회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구미시에 기부한 꿈을 담은 놀이터공원(16일자 13면)에 이어 해마루공원, 남구미대교 전망대 등도 생색내기 기부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시 옥계동에 있는 해마루공원은 2008년 한국수자원공사가 1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후 구미시에 기부한 33만㎡ 규모의 근린공원이다. 이 공원은 가파른 경사 탓에 인근 주민들의 쉼터로는 부적절하지만, 정상에 구미 국가 4산업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파트 21층 높이의 전망대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6년 2월 공원 남쪽에 전망대보다 높은 29층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망대 기능을 잃은 해마루공원은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아파트가 들어선 부지는 해마루공원 조성 당시 빈 공터였다. 하지만 3종 주거지역으로 고도제한이 없어 언제든지 고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했다. 구미시도 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국수자원 공사의 생색 기부 논란도 이 때문이다.

이는 당시 구미시의회 회의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박주연 전 시의원은 2010년 구미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마루공원 전망대가 아파트 21층 기준으로 조망권이 확보되고 있는데 앞에 고층 아파트가 준공되면 전망대 역할을 완전히 상실한다”며 “조망권을 침범하지 않도록 2종 주거지역으로 15층 제한을 둔다면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당시 구미시 도시과장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아무래도 공원으로서 조망은 상실할 것”이라면서도“현재 용도가 3종으로 되어 있으면 하향 조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윤종호 시의원 역시 “구미시가 4공단 공사를 할 때 주는 선물이라고 해마루공원을 받았지만,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경북 구미 1공단과 4공단을 연결하는 남구미대교에 있는 전망대. 접근성 및 컨텐츠 부족으로 외면받고 있다. 박용기 기자

경북 구미 1공단과 4공단을 연결하는 남구미대교에 있는 전망대. 접근성 및 컨텐츠 부족으로 외면받고 있다. 박용기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2012년 낙동강 살리기 사업(25공구)을 시행하면서 조성한 남구미대교 전망대도 접근성 부족으로 외면받고 있다. 이 전망대는 버스정류장과 멀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단순 낙동강 전망도 시민들의 관심 밖이다. 23일 방문한 전망대는 계단 곳곳에 거미줄이 가득한 채 엘리베이터와 전망대 문이 닫혀있는 등 운영 중단 상태였다.

남구미대교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에 곳곳에 거미줄이 있다. 박용기 기자

남구미대교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에 곳곳에 거미줄이 있다. 박용기 기자


남구미대교 전망대는 최고 높이 29.4m, 연면적 141.52㎡ 규모로 구미 국가 1산업단지와 3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남구미대교에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이들 시설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구미시는 인건비, 시설물 유지보수비 등으로 매년 해마루공원에 1억9000만원, 남구미대교 전망대에 2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시민들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시설물을 기부하면서 운영 및 관리 책임이 있는 구미시는 예산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왕 시민들에게 선물을 할 바에는 명소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살펴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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