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위망 구축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압박 메시지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한국을 방문해 20일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서욱 국방부 장관을 연달아 만났다. 미국이 지난 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이어 중국 포위망 구축에 동참하라는 압박성 메시지를 재차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날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데이비슨 사령관은 이날 서욱 장관을 접견하고, 한반도와 역내 안보정세 등 동맹 현안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서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데이비슨 사령관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북한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될 수 있도록 힘써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한국의 우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역량이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구축을 위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서 장관 접견에 앞서 원인철 합참의장과도 별도로 만나 면담한 뒤 업무 오찬도 함께했다. 군 당국자는 데이비슨 사령관의 이번 방한 배경에 대해 "새로 취임한 서 장관 등에 대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한반도를 비롯해 태평양ㆍ인도양을 작전 구역을 둔 미군 최대 사령부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평가된다. 남중국해 등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군사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격이다.
이 때문에 데이비슨 사령관의 방한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협의체 '쿼드(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구축을 서두르며 한국의 동참을 물밑에서 압박해왔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SCM에서도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함께 한국의 반중 전선 동참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중국 포위망 구축이 진행중인 가운데, 한국도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 나름의 불만과 압박이 이번 방한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이날 서 장관 등을 만난 뒤 다음 순방국인 일본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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