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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 추수감사절도 사라지나"... 美 칠면조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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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 추수감사절도 사라지나"... 美 칠면조 농가 '울상'

입력
2020.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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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칠면조 소비 50년 만 급감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 대거 취소
예상 출하량 줄이지 않아 타격 배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칠면조 사면 행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칠면조 사면 행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11월 26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칠면조 농가들은 울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탓에 가뜩이나 매출이 줄었는데, 이대로 가다간 최고 대목인 추수감사절도 그냥 지나쳐야 할 판이다. 판로 개척을 위해 묘안을 짜내도 기세 등등한 감염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수요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지난 50여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던 미국 내 칠면조 소비가 올해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코로나19 확산이다.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 시즌이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대형 칠면조를 요리해 나눠 먹는 전통을 지켜왔다. 그러나 1년 내내 나라 전역이 감염병에 시달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준수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모임은 좀처럼 허락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칠면조 사육ㆍ소비 국가다. 국내에만 농장 2,500곳이 있는데, 수출이 총 생산량의 10%에 불과할 만큼 내수가 월등하다. 시장 규모도 엄청나 미 농무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칠면조 판매는 43억달러(약 4조8,995억원)에 이르고, 국민 한 명당 섭취량도 7.25㎏에 달한다. 백악관이 매년 추수감사절 전날 도축 예정인 칠면조 중 한두 마리를 골라서 풀어주는 ‘사면’ 행사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야말로 미국을 상징하는 식재료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칠면조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추수감사절 시즌 전부터 소비는 이미 바짝 얼어 붙은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자 축제가 사라졌고, 주(州)ㆍ지역 단위 행사들도 속속 취소됐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기회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추수감사절이 남은 유일한 성수기였으나 가을 들어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판로는 막혀 버렸다.

독특한 칠면조 사육 특성도 타격을 배가시켰다. 칠면조는 1년 정도 키워야 시장 출하가 가능해 코로나19 확산 이전 일찌감치 예상 물량이 정해져 있었다. 출하량을 갑자기 줄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오하이오주(州) 뉴칼라일에서 칠면조 7만마리를 기르는 농장주 드루 보먼은 신문에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지금이 연중 가장 바쁜 시기지만 올해는 예년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WP는 “농장주들은 올 초 ‘주사위 던지기’를 한 셈”이라며 “감염병이 전통적인 명절 풍습도 파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농가들이 추수감사절 즈음이면 코로나19가 종식될 줄 알고 사육 규모를 줄이지 않은, 사실상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850만명에 육박한다. 숨진 이도 22만명을 넘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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