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KBO리그가 막바지 잔여 경기 일정에 돌입하면서 계약이 종료되는 사령탑들의 운명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정식 감독은 류중일 LG 감독이 유일하다. 2018시즌을 앞두고 LG와 3년 계약을 한 류 감독은 첫 해 8위에 그쳤고, 지난 시즌엔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구단과 그룹 안팎에선 '우승은 아직 이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류 감독의 재계약 기준은 자연스럽게 '한국시리즈 진출'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차명석 LG 단장은 "정규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류 감독도 시즌 전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 진출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차 단장은 류 감독의 거취와 관련, 지난달 구단 유튜브를 통해 "감독님이 자신의 야구를 펼치도록 끝까지 돕고 시즌 종료 후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류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였다. 시즌 종료 후 류 감독의 3년 지도력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겠지만 한국시리즈까지 오른다면 재계약을 포기할 명분이 부족하다. 게다가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원죄'가 있는 LG로선 더욱 부담스럽다. 2000년대 들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하고도 이듬해 지휘봉을 잡지 못한 경우는 김성근 감독을 포함해 2010년 선동열(삼성), 2013년 김진욱(두산), 지난해 장정석(키움) 감독까지 네 번뿐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LG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2013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성적을 낸다 해도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패한다면 류 감독의 재계약은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잔여 4경기를 남겨 놓은 LG는 78승3무59패로 2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결국 '가을 잔치' 결과에 따라 류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을 제외하고 대행 체제로 치르고 있는 키움ㆍSKㆍ한화는 팀 사정에 따라 변수가 존재한다. 손혁 감독의 사퇴로 코치 경험 없는 김창현 감독대행을 수장에 앉힌 키움의 경우 구단의 비상식적인 행보를 감안할 때 정식 감독으로 임명할지,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을 내세울지 예측하기 힘들다. 박경완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는 SK 역시 민경삼 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계약 기간 1년이 남아 있는 염경엽 감독의 내년 복귀 문제를 어떻게 풀지 관심사다. 한화는 구단 최초로 '야구에 정통한' 그룹 외부 인사로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신임 사장 부임 이후 최원호 감독대행을 포함한 후보를 추려 새 감독 인선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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