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부정 의혹으로 망명길 오른 모랄레스 전 대통령?
같은 당 후보의 대선 승리 예상으로 귀국 가능성 커져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좌파 정당 후보가 승리 선언을 했다. 부정 선거 논란 끝에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 모랄레스가 쫓겨나듯 망명길에 오른지 약 1년 만이다. 이번 승리가 확정되면 모랄레스에게도 귀국의 문이 열릴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가 이끄는 사회주의운동(MAS)의 대선 후보 루이스 아르세(57) 전 경제장관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볼리비아 국민의 지지와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안정과 사회 평화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모랄레스의 경쟁자인 자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도 트위터에 "아직 공식 개표 결과는 없지만 아르세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볼리비아와 민주주의를 염두해 통치할 것을 부탁한다"며 사실상 아르세의 당선을 인정했다.
선거관리 당국은 최종 개표 전까지 집계현황을 밝히지 않기로 했으나 출구조사 결과에서 아르세 후보가 과반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됐다. 볼리비아 대선은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와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나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한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조사기관 후빌레오의 출구조사에선 아르세 후보가 53%로, 2위와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식 개표 결과 발표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좌파의 승리로 확정되면 모랄레스의 재집권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대통령에 취임해 4선 연임에 도전했던 좌파 모랄레스는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 의혹에 시달렸다.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 아르헨티나로 망명했다. 당시 중남미 안팎의 좌파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의 희생양이라고 두둔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랄레스 퇴진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앞서 아르세 승리 시 곧장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 볼리비아 검찰이 테러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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