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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약품 유통 '무료 백신' 맞은 10대 이틀 만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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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약품 유통 '무료 백신' 맞은 10대 이틀 만에 숨졌다

입력
2020.10.19 16:48
수정
2020.10.19 19: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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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부검 '사인미상'… "백신관련 단정 못짓는다"
사망 10대 알레르기 비염 외 별다른 질환 없어
"안전하다"던 백신 사인 확정될 경우 신뢰 흔들려
2009년 독감 백신 부작용으로 65세 여성 사망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강남지부를 찾은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강남지부를 찾은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 의료기관에서 신성약품이 유통한 정부 조달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10대가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성약품은 냉장유통이 원칙인 독감 백신을 상온에 노출시켜 물의를 빚었던 업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전날 기준 총 353건이 신고됐다"며 "국소 반응 98건, 알레르기 99건, 발열 79건, 기타 69건이었으며, 사망 사례가 1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사망 사례는 인천에 거주하는 17세 남성(고교 3년)으로, 14일 정오에 동네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백신을 무료 접종한 뒤 16일 오전에 사망했다. 접종 전후 알레르기 비염 외에 특이한 기저질환이나 별다른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접종 당일 "접종 부위에 통증이 있고 기력이 없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이 사망자에 대해 부검을 진행했다. 국과수는 이날 '사인 미상'이라는 부검 1차 구두 소견을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과 연계지을 만한 질병은 없었지만 독감 백신과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조직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10대가 맞은 독감 백신은 신성약품이 유통한 국가 조달 물량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0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수백 시간씩 적정온도를 이탈해 회수 조치된 48만 도즈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유통 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제품"이라며 "같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이상반응 여부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이상소견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국은 유통과정에 문제가 드러난 경우라도 백신이 안전상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정부 조달 백신 부작용이 10대 사망의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유통 중인 전체 독감 백신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2009년 10월에 독감 백신 접종을 받고 사망한 65세 여성이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확인돼 피해보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해당 여성은 접종 이틀 뒤부터 양측 팔 다리 근력저하 증상이 발생했고,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밀러 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은 후 입원치료 중 폐렴으로 사망했다.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 또는 백색 입자가 발견돼 수거ㆍ회수 대상이 된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이 나타난 사례는 총 80건으로, 주된 증상은 국소반응(32건), 발열(17), 알레르기(12), 두통ㆍ근육통(6), 복통ㆍ구토(4) 등 경증이었다. 현재 백색 입자가 발견돼 수거된 백신은 폐기가 결정됐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회수 조치된 48만 도즈는 아직 처리방침을 정하지 못해 냉장보관하고 있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심의위원회나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폐기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만 7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질병청은 △건강상태가 좋을 때 △장시간 기다리지 않도록 초기 며칠은 가급적 피하고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김진주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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