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록 전남지사가 19일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구례 현충공원에서 열린 여수ㆍ순천 10ㆍ19사건 제72주년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여수ㆍ순천 10ㆍ19사건' 72년을 맞아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전남도 주관 민간인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19일 구례 현충공원에서 열렸다.
도 주관 합동위령제는 첫 행사로 김영록 전남지사, 김한종 도의회 의장, 허석 순천시장, 김순호 구례군수와 유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합동위령제는 1부 위령제와 2부 추모식으로 나눠 열렸다. 위령제는 희생자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진혼무와 위령제례 등이 펼쳐졌으며, 추모식에서는 추모사ㆍ추모공연ㆍ헌화ㆍ분향 등이 이뤄졌다.
김 지사는 추도사에서 "극심한 이념대립과 잘못된 국가권력이 빚어낸 우리 지역의 큰 아픔이지만 72주기를 맞은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사법부의 여순사건 피해자 재심 최종 판결에서도 특별법안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면서 "특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제정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으며, 정치권도 한뜻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에서도 지역민의 화합과 상생을 기원하는 여순사건 합동 추념식이 개최됐다. 특히 여수에서는 민ㆍ관ㆍ군ㆍ경이 함께하는 역사의 자리가 마련됐다.
합동추념식에는 유족회원과 안보ㆍ보훈단체 회원, 지역 정치인 등 150여명이 참여,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올해 처음으로 순직 경찰 유족이 참여해 지난 70여년 동안 지역 갈등과 반목을 깨고 민ㆍ관ㆍ군ㆍ경이 하나되는 역사적인 추념식이 됐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이제는 동백꽃이 슬픈 역사보다는 화합과 평화의 미래를 상징하는 꽃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며 "조속히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유족과 시민들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 사이렌을 울리는 시간이 여수(오전 10시)와 순천(오전 11시) 지역이 서로 달라 유족들 사이에선 "묵념 시간도 제대로 못 맞추면서 무슨 화합이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순천의 한 시민은 "순천과 여수 양 지역간 화해와 상생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갈 것을 약속하는 기념식날에 묵념 싸이렌 울리는 시간이 각 지역마다 달라서 이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순사건은 해방 후 혼란과 이념 갈등의 시기에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 중이던 일부 군인들이 제주 4ㆍ3사건에 대한 진압 출동명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한국전쟁 전후에 이르기까지 전남ㆍ북, 경남ㆍ북 등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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