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합성 음란물 제작' 광고 글 올려
피해자 유인한 9명 불구속 입건
경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사이버 성범죄자를 단죄하겠다'며 10대 남학생과 20대 남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메신저 프로그램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이 단체대화방의 운영자인 고등학생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아동ㆍ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ㆍ배포와 강요 혐의로 A(18)군 등 2명을 구속하고 B(16)군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중 9명은 10대이며 나머지 2명은 2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올해 3월 15~27일 10대 남학생 14명과 20대 2명 등 모두 16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텔레그램 대화방 '중앙정보부'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게임 사이트 등에 '지인의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어주겠다'고 광고한 뒤 제작을 의뢰한 남학생과 남성을 상대로 신상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 구속된 2명은 단체 대화방 운영에 직접 가담했으며 나머지 9명은 게임 사이트 등에 광고 글을 올려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혐의로 앞서 구속기소된 단체 대화방 운영자인 고교 2학년 C(17)군은 지난달 18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을 선고 받았다. 소년법은 2년 이상 유기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형기의 상한과 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다만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넘을 수 없는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면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C군은 A군 등과 함께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사이버 성 범죄자를 단죄하겠다’는 공지 글을 올리고 대화방에서 자신을 ‘자경단(자율경찰단)’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C군 등은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는 것 이외에도 피해 남학생이나 남성에게 '반성문'도 쓰게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C군)은 피해자들을 괴롭히고 직접 (처벌한다며) 재판을 진행해 자신이 정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고 벌금을 부과한다며 돈을 빼앗기도 했다"며 "아무리 나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하며 개인적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자격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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