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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도 4명 중 3명 입학 포기... 지방대들 '눈물의 신입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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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대도 4명 중 3명 입학 포기... 지방대들 '눈물의 신입생 유치'

입력
2020.10.20 04:30
수정
2020.10.29 10:5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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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거점대학마저 합격자 썰물처럼 빠져나가
전원에 장학금 100만원ㆍAI장학금으로 아이폰도
지방 거점대 연간 자퇴 500명 넘어…"올해 최악 위기"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 지난 달 23일 서울 구로구 경인고등학교에서 선생님과 고3 학생이 대학 수시모집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 지난 달 23일 서울 구로구 경인고등학교에서 선생님과 고3 학생이 대학 수시모집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대구 계명문화대학은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알렸다. 경북 영주의 동양대와 대전 목원대도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 모두에게 100만원을 주기로 결정했다. 상위권, 특히 수도권 대학의 추가합격이 발표될 때면 썰물처럼 등록생이 빠져나가는 지방대 현실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최초 합격자가 등록할 비율이 높지 않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데다, 홍보효과도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전 배제대와 우송대도 지역 고교 졸업자의 최초 합격, 일부 인기학과 합격에 한해 90만원~1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역대학들이 각종 장학금과 특전을 약속하며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등록생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 탓이다. 특히 이번 입시는 대입 역사상 최초로 대학이 뽑는 인원보다 대학에 지원할 인원이 더 적을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이 심각하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1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의 입학정원은 48만866명(정원 외 포함 총 모집인원은 55만5,774명),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49만3,433명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추계한 2021학년도 대학 입학가능자원 47만9,376명을 넘겼지만, 통상 10%내외 수능 결시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지원자가 입학정원 규모를 밑돌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역 명문대도 정원 75%가 합격포기

학령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이미 지역대학들은 수년째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대로부터 제출받은 ‘2020학년도 모집 인원 및 합격포기 인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부산대 모집인원(4,509명) 대비 합격 포기 인원(3,397명)이 75.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집인원 대비 4명 중 3명이 다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등록을 포기한 셈인데, 지역 거점 대학 중에서도 명문대로 꼽히는 부산대의 사정이 이 정도면 지역 사립대들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과대별로 사범대 합격포기율이 116.7%로 가장 높고 생명자원과학대학 114%, 공과대학 77.6%, 인문대학 74.5%, 경제통상대학 68.3% 순이었다. 학생선호도가 높은 치의학전문대학원(95%)과 한의학전문대학원(52%), 의과대학(42.4%)도 2명 중 1명 가량 합격을 포기했다.

지역대학은 입학 후 자퇴생도 수백명에 달하고 있다. 역시 김병욱 의원이 전국 거점국립대들로부터 받은 ‘2015~2019년 자퇴생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경북대 자퇴생은 2,973명으로 2020년 입학정원(4,961명)의 60%에 달한다. 매년 입학정원의 12%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제 발로 학교를 떠나는 셈이다. 김 의원은 “경북대 측은 자퇴생의 95%가 타 학교 진학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이는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대학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대와 충남대, 전남대의 2016~2019년 자퇴생 역시 각각 2,545명, 2,381명, 2,251명으로 한 해 평균 500명을 넘는다. 수도권 국공립대인 서울대와 서울시립대 자퇴생이 2018년 기준 각각 217명, 157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3배 차이가 난다.

부산대 2020학년도 합격 포기 인원 현황. 김병욱 의원실 제공

부산대 2020학년도 합격 포기 인원 현황. 김병욱 의원실 제공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교육부 방침에 애타는 지방대

지난 8월 교육부의 ‘2021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방안’은 지방대에 위기를 더한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신입생 충원율 등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을 제한한다. 이미 등록 미달 사태가 예고된 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쉽지 않은 마당에 정부 재정 지원까지 탈락하면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역대학들은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 호남대는 수시모집을 최초 합격해 등록한 신입생 전원에게 55만원 상당의 아이폰을, 충원 합격 후 등록 학생 전원에게 20만원 상당의 에어팟을 지급한다는 홍보 포스터물을 배포했다. 명목은 ‘AI인재장학금’. 호남대 관계자는 “입학 후 AI융합캠퍼스의 최첨단 교육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도록 스마트기기를 지급하는 장학금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이 유인책으로 광주·전남 지역 4년제 사립대 최고 경쟁률을 달성했다’는 소리가 나온다. 경쟁률은 5.65대 1로 수시원서접수 기회가 6번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인 셈이다.

이윤주 기자
최두선 기자
정광진 기자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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